“임원들은 결백증 같은 것이 있어서요. 다른 업체들처럼 그런 부정한 짓은 절대로 저지르지 않습니다. 굉장히 민감하시죠.”
네오위즈 한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네오위즈는 퍼블리셔이자 개발사로서 업계에서 좋은 이미지를 계속 유지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무결점 순백처럼 깨끗하고 한점 부끄럼이 없는 듯이 말하고 있지만 최근 네오위즈는 표절 시비에 휘말려 있다. 모바일 게임 업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컴투스는 자사의 ‘붕어빵타이쿤’ 시리즈를 네오위즈가 그대로 베껴 온라인 게임 ‘가리봉 호떡집’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두 게임을 비교한 유저들은 한결같이 소재만 호떡과 붕어빵으로 다를 뿐 게임 플레이 방식이나 기본 시스템이 거의 일치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컴투스의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히트작이 도난당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며 법적 대응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심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나 네오위즈 측에서는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컴투스의 박지영 사장이 네오위즈 대표와 만나 얘기하고 싶다고 전달해도 연락조차 없다고 한다.
네오위즈가 배짱을 부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법적 기준으로 볼 때 게임만큼 표절로 단정 짓기가 애매한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은 장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하나의 장르에 속한 게임들은 모두 유사한 플레이 방식을 가진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인데 이 작품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무수히 많은 유사품이 쏟아져 나왔다. 게임 플레이는 ‘스타크래프트’와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이들 게임을 표절이라고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아류작’이라고 할 뿐이다.
‘붕어빵타이쿤’과 ‘가리봉호떡집’도 마찬가지의 경우다. 네오위즈 측은 “플랫폼이 다르고 게임 소재도 다르다. 이런 게임 플레이가 컴투스의 독창적인 것만은 아니지 않느냐”는 논리로 표절을 부인하고 있다.
표절에 대한 판단은 법정에서 가려질 여지가 커졌지만 아쉽기만 하다. 그동안 트러블 없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네오위즈가 해외도 아니고 국내 업체와 표절 시비를 가려야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어린 시절, 꿈과 희망을 줬던 만화영화들이 모두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과거가 절로 떠오르는 순간이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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