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을 존치하자니 우수과제까지 탈락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고, 폐지하자니 느슨한 연구수행을 조장하는 것 같고...’
국책 기초연구지원사업과 특정연구개발사업의 강제탈락규정 폐지 여부를 두고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21일 정부 및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기초연구지원사업 및 특정연구개발사업 중에서 우수연구센터지원사업, 특정기초연구사업 등 일부 세부 사업의 강제탈락규정이 폐지되자 과제중단건수도 크게 줄어 과학기술부를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규정이 폐지되면서 지난 3∼5년 단위 상대평가를 통해 하위 과제를 탈락시켜 왔던 기초지원연구사업 및 특정연구개발사업의 과제중단건수가 2002년 51건, 2003년 37건, 지난해 8건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2002년 28건, 2003년 30건에 달했던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난해 중단건수가 3건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에 대한 과기계의 해석이다. 과기계 일각에서는 △연구진도관리 온정주의 △느슨한 연구수행 조장 등을 우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창의적 연구진흥사업, 국가지정연구실사업 등 하위 강제탈락률을 15%∼20%로 유지하는 세부 사업에 대해서는 ‘우수한 연구성과가 강제 탈락하는 부작용’으로 예산낭비를 불러온다는 주장도 있다. 즉 무리한 상대평가와 하위 15%∼20%에 달하는 높은 강제탈락비율로 말미암아 지원가치가 높은 연구개발과제들까지 중단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부는 일단 연구책임자 귀책사유로 중도 포기하거나 진도관리(평가)결과에서 탈락한 과제와 연구수행자에 대한 정보공유시스템을 만들어 해당 연구자들에게 차기 과제 선정시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더불어 15% 이상 높은 강제탈락비율을 유지하는 세부 사업에 대한 평가시스템 개선을 추진하는 등 칼(평가체계)의 양날을 모두 손봐야 할 처지다.
김영식 과기부 기초연구국장은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를 잘 수행한 과제를 탈락시켜야 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궁극적으로 강제탈락규정을 모두 없앤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다만 강제탈락규정을 모두 없앨 수 있는 건전한 국책 연구과제 평가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게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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