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경의 스타리그 엿보기](15)신규맵 815는 반의 밥 섬맵

종족 간의 상성을 이야기할 때 한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맵이다. 일반적으로 종족간의 상성은 테란이 저그에 강하고, 저그는 프로토스에 강하며, 프로토스는 테란에 강하다고 한다. 종족간에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성은 지상으로의 이동이 불가능한 섬맵에서는 180도로 달라진다. 섬맵의 경우는 종족간의 상성이 있게 한 초반 유닛의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위의 상성이 거꾸로 변한다는 것이 통념이다.

새로운 맵이 나올 때마다 많은 기대와 우려 및 지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은 이같은 종족간 밸런스 문제 때문이었다. 최근 반섬맵이 많은 이유도 이같은 종족 상성과 맵의 관계에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온게임넷이 이번 시즌에 새로 도입한 815맵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재미있는 맵이다’, ‘테란맵이다’, ‘저그는 아주 암울하다’, ‘너무 장기전만 나와 금방 지루해질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다. 815는 포르테를 만들었던 조승연이 만든 맵으로 반섬이면서도 오히려 지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본진 입구가 좁아 일부 소형 유닛을 제외하고는 지나다닐 수 없다. 그동안에는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맵이다. 그러다 보니 변수는 더욱 많아졌다. 짧은 시간동안에도 상황이 여러번 반전되고 장기전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아주 다양한 경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맵으로 인정받은 레퀴엠도 처음에는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밸런스가 맞아진 바 있다.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연구해 상대 종족에 대한 파해법을 만들어 내고, 다양한 전략을 개발해 내면서 변수가 많아진 것이다.

더구나 815는 최근 벌어진 경기가 모두 엄청난 명경기로 펼쳐졌다. 저그대 저그전과 테란대 저그전, 테란대 프로토스전이 벌어졌고 이들 경기는 모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아직 저그대 프로토스전은 펼쳐지지 않은 관계로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늘상 그래왔듯이 선수들의 연구가 더해진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또다른 전략들이 쏟아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 본다.

<게임해설가 next_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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