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면서도 흥행에서 참패를 당한 국산 애니메이션이 올 해도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업적 성공은 힘들 전망이다.
올 여름 선보인 애니메이션 작품은 지난달 28일 개봉한 ‘그리스로마신화-올림포스 가디언’과 12일 개봉하는 ‘왕후심청’ 두 편. 지난해와 숫자는 같지만 애초 ‘그리스로마신화’가 지난해 개봉하려다 미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흡하다. 더욱이 65개 상영관에서 시작한 ‘그리스로마신화’가 여름방학용 유명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개봉러시로 일주일 만에 상영관 수가 대폭 감소하며 과거 국산 애니메이션의 전철을 밟고 있어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그리스로마신화’ 홍보 관계자는 “오히려 개봉한 지난 주말보다 이달 들어 관객이 느는 분위기였는데 ‘웰컴 투 동막골’ 등 화제 영화의 잇단 개봉으로 ‘그리스로마신화’의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전용 상영관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리스로마신화’ 상영 공간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12일 개봉하는 ‘왕후심청’ 역시 비슷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 50여개 정도의 개봉관을 잡을 전망이지만 결국 또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제작기간 7년에 제작비 70억원이라는 스케일과 남북 공동제작 및 동시개봉이라는 특징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끌고 각종 영화제에서 작품성도 인정받았지만 흥행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품질’에 기인하기보다는 우리 영화시장의 구조적 모순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영화 시장에서 대규모 배급이 주된 방식으로 떠오르면서 하나의 영화가 복합상영관의 상당수 스크린을 차지하는 가운데 국산 애니메이션은 중간에 인정상 끼워넣어 주는 ‘덤’ 정도로 취급받고 있다. 관람객에게 평가받을 기회조차 제대로 갖지 못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당 좌석 점유율에서 높은 실적을 올린 국산 애니메이션이 일주일 만에 다른 개봉 영화에 자리를 내어주는 경우도 많았다”며 “애니메이션만을 위한 스크린쿼터제도를 도입하는 등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국산 애니메이션 발전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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