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특허가 아쉽다

 미국에 등록된 특허건수는 지난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5위에 올랐지만 기술력 지수는 이보다 낮은 8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과 국가연구소가 국내 전체 R&D 투자금액의 23%를 쓰고 있는 반면 특허 등록 비중은 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자원부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과 공동으로 특허 등록 상위 13개 국가가 미국에 등록한 특허기술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등록건수는 지난 94년 943건에서 2003년에는 3994건으로 크게 늘었다.

위상도 이 기간 세계 10위에서 세계 5위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미국 MIT가 개발한 특허 기술의 피인용횟수로 산출하는 기술력지수로는 한국이 73.5로 일본(80.6), 독일(75.4)은 물론이고 대만(73.8)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도 지난 94년 9위에서 한 계단 상승한 8위에 그쳤다.

 이는 한국이 원천 특허보다는 기존 특허를 개량한 응용 특허 출원에 치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해당 특허의 등록연도와 인용된 특허의 등록연도 차이를 나타내는 기술순환주기(TCT)는 우리나라가 7.7년으로 가장 짧은 게 그 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3위), 반도체(4위), 전기전자(5위) 등 3대 산업은 특허의 양적·질적 수준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자동차(10위), 의료기기(10위), 항공(8위), 바이오(8위)는 양적 및 질적 수준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산업기술평가원의 우창하 본부장은 “중소 기업 기술의 지적재산화 및 우수 대학연구의 특허화를 통한 연구개발 성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시급하다”며 “대학교수 또는 연구자가 해외 유명 저널에 발표한 과학논문 중 원천기술성 또는 시장창출성이 큰 과학성과를 선별해 지원함으로써 특허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기술개발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분야에서 대만보다 뒤져=지난 2003년 기준 미국 등록 특허를 국가별로 분류하면 미국(8만7901건), 일본(3만5517건), 독일(1만1444건), 대만(5298건), 한국(3944건) 순이지만 GDP 대비 특허권 수를 비교하면 대만(10.5)이 일본(10.4), 미국(8.7)을 앞서 1위를 올랐다. 한국은 4.8로 7위에 그쳤으며 중국은 0.1로 최하위에 랭크됐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대만이 특허 건수(3위), 특허 기술력지수(3위) 등 각 부문에서 4위에 랭크된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전자 분야 역시 대만이 특허건수 4위, 특허 기술력지수 4위를 기록해 각각 5위, 7위를 기록한 우리나라를 앞섰다. 반면 정보통신 분야는 미국, 일본에 이어 특허건수나 기술력지수에서 모두 3위에 올랐다.

 ◇서울대학교 등록 특허, MIT의 1.5% 수준= R&D의 한 축인 대학·국가 연구소는 특허 등록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기준 우리나라의 미국 등록 특허 가운데 78%를 대기업이 차지했으며 중소기업은 14%, 연구소 5%, 대학 2%로 나타나 특허분야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MIT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간 637건의 특허를 등록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이 209건을 등록한 것을 제외하고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는 모두 10건 미만의 저조한 실적에 그쳤다. 공공연구소는 같은 기간 ETRI 473건, KIST가 216건으로 비교적 많은 특허를 등록했다. 대만의 ITRI는 1044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총연구비 중 대학과 연구소에 투입된 자금이 23%인 데 비해 미국특허등록건수의 비중은 9%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특허 비중도 14%에 그쳐 대부분의 미국 등록 특허는 대기업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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