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고 지혜로운 인재.’ 남용 LG텔레콤 사장이 늘 강조하는 말이다. 30년 LG맨인 그는 유달리 사람, 인재를 중요시 한다. 마음 속에 늘 사람 키우는 것을 화두로 간직하고 있다. 그가 인재에 집착한 것은 오래됐다. LG전자 과장 재직시 한 사람의 인재가 5만, 아니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다. 그 자신이 80년 중반 파산 직전인 LG전자 LA법인을 살리기도 했다. 지금도 이 이야기는 전설처럼 회자된다.
남 사장은 은퇴 후에도 사람 키우는 일에 여생을 보낼 작정이다. 태생적으로 그는 머리만 좋고 성실하지 않은 사람을 싫어한다. 꾀 많고 임기웅변에만 능한 사람은 그에게 불호령을 듣는다. 대신 우직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좋아한다. 정직, 성실, 공정한 사람이라야 남 사장 눈에 들 수 있다. 환경 탓을 잘 하는 사람도 낙제다. 환경이 어떻든 간에 목표를 정하고 이를 수행하는, 그런 강한 인재를 선호한다.
사람의 능력은 대개 엇비슷해 전략과 목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고, 이러한 수행은 바로 사람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LG텔레콤 직원을 세계 제일로 키우고 싶다”는 소망은 바로 이런 데서 기인한다. LG텔레콤에서 일했다고 하면 누구나 인정해 주는, 그런 직원들을 키우기 위해 남 사장은 오늘도 고심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일을 통해 인재를 길러낸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강한 인재가 태어난다는 것이다.
올 여름 휴가 때 읽을 만한 책으로 ‘지속적인 개선’(카이젠) ‘인간 존중’을 모토로 하는 ‘도요타 방식’을 추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LG텔레콤이 인재사관학교가 되기를 바란다”는 남 사장의 소망은 이 회사가 지난 200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혁신학교에 잘 나타나 있다. 창원공장에 있는 이곳에서 이 회사 임직원들은 4박 5일간 의무적으로 입소해 각종 혁신마인드를 익힌다. 임직원들은 생산 라인에 직접 투입되거나 길거리에서 휴대폰을 팔기도 한다.
열망을 넘어 갈망에 가까운 인재에 대한 그의 애정은 올 5월 ‘The People Company’라는 비전을 만들게 했다. LG텔레콤은 이 비전 아래 가치혁신, 지혜, 정도경영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남 사장의 인재 중시 철학은 이제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다. 사실 2∼3년 전만 해도 LG가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살아 남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작년에 600만 가입자를 넘어서는 순간 이러한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
98년 10월 사령탑을 맡은 이래 지난 6∼7년 동안 남 사장은 마치 전쟁터에 있는 것처럼 치열하게 지내왔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주파수 등 불리한 여건이 많아 고전도 했다. 때론 ‘서러움을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잔잔한 파도는 결코 유능한 선장을 만들지 못한다. 그는 경쟁의 파고가 치열해질수록 정도경영을 앞세워 격랑을 헤쳐 나왔다.
현재 LG텔레콤은 3대 이통사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결코 현실에 안주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는 더 유능한 선장임을 보여 주고 싶다. 일단 올해는 ‘가입자 650만에 8%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내친 김에 오는 2007년까지 가입자 800만명을 돌파할 생각이다. 이어 2010년엔 가입자 1000만명에 이익 1조원을 달성할 작정이다.
남을 의식한 ‘쇼맨십’은 절대로 못하는 기질인 남 사장은 성실, 정직, 정도 같은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다. 지금도 매일 새벽 4시∼4시30분이면 일어난다. 최근까지도 집 근처 산을 매일 오를 정도로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산행은 외국 출장 여파로 리듬이 깨져 지금은 잠시 중단했지만 조만간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어쩌면 나이 드는 것은 등산과 비슷하다. 오르면 오를수록 숨이 차지만 시야는 넓어지고 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등산 애호가인 남 사장에게도 지금까지 본 것보다 훨씬 근사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사진: 남용 LG텔레콤 사장이 이 회사의 비전인 ‘The People Company’ 로고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 로고는 ‘강하고 지혜로운’ 인재를 원하는 남 사장의 소망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