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신업계 `M&A 회오리`

유럽통신업계에 오랜만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텔레콤과 스웨덴 통신사업자인 텔레(Tele)2는 수년간의 경영침체에서 벗어나 외국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한 덩치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프랑스텔레콤은 자산가치 90억유로(108억달러)의 스페인 이동통신사 아메나를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스텔레콤은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영국의 이동통신사 오렌지를 인수하는 등 각종 사업확장에 100억유로 이상을 투입하면서 심각한 재무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 신문은 프랑스텔레콤이 정부소유 주식매각으로 재무균형을 회복하면서 다시 대규모 기업 인수전에 나설 여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프랑스텔레콤 측은 양사의 협상이 성사될 경우 현금과 주식교환 방식으로 아메나를 인수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디디에 롬바드 회장은 “프랑스텔레콤은 현재 스페인 시장에서 이동통신 부문이 결여되어 있다”고 언급해 올해 유럽시장 최대의 인수합병(M&A)으로 예상되는 아메나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날 스웨덴 2위의 통신사업자 텔레(Tele)2도 네덜란드의 유선통신업체 버사텔에 총 13억4000만 유로(16억1000만달러)규모의 인수제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버사텔은 올들어 벨기에의 통신업체 벨가콤과도 인수협상을 벌였으나 텔레2측이 47%나 높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텔레2측은 버사텔 인수가 성사되면 네덜란드와 벨기에 시장에서 6만7000여 기업체와 260만명의 개인고객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럽의 통신업체들은 지난 2000년 IT버블의 붕괴 이후 무리한 인수확장과 신규사업 부진에 따른 자금난을 겪었으나 최근 채무감소와 수익증대로 체력을 회복하면서 대규모 인수합병이 다시 활성화될 전망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