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앞당겨지는 4G 시대

과연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기술발전은 눈부시다. 4세대(4G) 이동통신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 그것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만 해도 4G 기술에 대해서 애매하거나 회의적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기술 개발을 해보니 상용화 가능 시기가 당초 예상한 2010년보다 2∼3년 정도 앞당겨 질 것 같다. 이는 4G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그만큼 앞당겨 실현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주역은 휴대형 무선 초고속인터넷, 즉 와이브로(Wibro)다. 와이브로는 시스템과 단말기를 모두 한국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CDMA·DMB에 이어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의 복합이라는 모바일 컨버전스의 새 장을 열어 갈 중요한 미래 기술이다. 그동안 3G의 연장선인 3.5G 기술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와이브로는 본격적인 4G를 열어가는 징검다리, 즉 프리(Pre)- 4G기술이며 바로 4G의 기반기술로 발전할 것이다.

 유비쿼터스 시대는 초고속 인터넷이 주요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유선뿐 아니라 차량 이동 중에도 무선으로 자유롭게 접속되어야 한다. 와이브로는 브로드밴드란 이름 그대로 개방형 무선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현, 기존의 유선 초고속 인터넷망과 결합해 유비쿼터스의 기본 인프라망인 All-IP 네트워크를 가능케 한다. 와이브로는 현재의 기술개발 속도로 보면 조만간 시속 120㎞ 이상 고속에서도 자유로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된다.

 와이브로가 4G의 기반기술로 확실시되는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 다중입출력(MIMO), 스마트 안테나 등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기술들은 와이브로가 유비쿼터스 사회를 실현하는 무선 양방향 통신, 이른바 음성과 데이터·영상이 복합되는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의 총아로 등장하게 해 줄 것이다. 이러한 기술선도성과 이동성에 중점을 둔 무궁한 미래 가능성 때문에 국제표준화에서도 국제전기전자공학회( IEEE)가 차세대 휴대인터넷 기준을 정하는 802.16e 표준그룹에서 와이브로를 중심으로 하는 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1월이면 부산 APEC에서 와이브로 시범 서비스가 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휴대형 무선 초고속인터넷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실현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4G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는 이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와이브로에 대한 비전을 더욱 구체화하고 국제사회에 우리의 앞선 정보통신 기술을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IT강국 명성에 걸맞게 세계를 주도하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메가트렌드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할 때가 되었다. 와이브로는 바이오와 나노기술을 합치면 상상을 초월하는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근거리 통신과 이동전화, VoIP까지 결합하면 ‘내 손안에 큰 세상’을 구현하는 차세대 정보통신의 패러다임을 창조할 것이다.

 지금이 정부와 기업이 와이브로 성공에 합심 협력해 유비쿼터스 사회를 앞당길 수 있는 적기다. 4G를 여는 와이브로가 이미 상용화 수준의 시스템과 단말기가 개발된 HSDPA와 상호 보완적으로 함께 구현되면 한국은 DMB에 이어 IT강국과 초고속 인터넷의 신화를 한 차원 높일 수 있고, 지구촌은 저렴한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해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ktlee@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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