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활성화 방안]좌담회 "모빌리티 컴퓨팅 도입 확산해야"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 물리적·시간적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업무 환경을 보장하는 모빌리티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다. 모빌리티가 기업경쟁력 강화의 핵심툴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모빌리티 컴퓨팅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무선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와 업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선진 외국기업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는 14일 모빌리티 컴퓨팅 확산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업계전문가들을 초청, 국내 모빌리티 컴퓨팅현황과 실현을 위한 선결 과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산업계 모빌리티 활성화 방안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내용을 요약·정리한다.

 

참석자

 

강재준 한국컴퓨터어쏘시에이트 이사

김성건 인텔코리아 이사

김찬성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전무

최기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

하석구 한국HP 상무

사회 = 양승욱 전자신문 컴퓨터산업부장

 

 ◇양승욱 전자신문 컴퓨터산업부장(사회)= 최근 산업계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서의 개선을 비롯한 전사차원의 경영혁신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이의 해답으로 모빌리티 컴퓨팅이 주목받고 있다. 모빌리티 컴퓨팅에 대한 개년부터 정의해보자.

 - 김성건 인텔코리아 이사=기업들이 모바일 컴퓨팅을 도입하고 기반 시스템을 확충하고 있다. 비즈니스 당사자는 모바일 환경을 활용해 비즈니스에 접근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즈니스가 본인을 찾도록 해야 한다. 모빌리티 컴퓨팅이 그 해답이다. 기업들은 전체 컴퓨팅 기반 환경을 모빌리티 컴퓨팅으로 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리얼타임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 모빌리티를 구현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금이 모빌리티 컴퓨팅에 투자할 때다.

 - 김찬성 정보산업연합회 전무=유비쿼터스가 기업들의 전산 환경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는 실시간 기업 구현이 필요하다. 조직원들은 유연성과 민첩성이 요구된다. 경영 혁신을 위한 IT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때다. ‘움직이는 사무실’을 위한 전산 투자가 요구된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가 최고의 무선 인프라를 갖추고도 기업들이 모빌리티 컴퓨팅 확산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세계 최고의 무선 기술과 정부의 유비쿼터스 환경 구현의 적극적인 노력에 비한다면 기업들은 모빌리티 컴퓨팅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 하석구 한국HP 상무=내 경험만 놓고 보더라도 불과 5년전에 비해 업무에 관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과 여과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졌다. 90년대만하더라도 토요일까지 근무하면 주말은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업무로부터 자유로웠다. 지금은 휴대폰, 보이스메일, 서버 연결 등으로 어디에서나 연결이 가능하다. 특히 다국적기업은 본사가 외국에 있어 24시간이 근무와 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늘 본사와 연결돼 있어야 하고 본사도 어디에서나 나와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최기영 한국MS이사=이제 기업은 개인 생산성과 조직의 생산성을 동시에 올려야 한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이 크다. 외부에 있으면서도 내부의 일을 해야 한다. 모빌리티 컴퓨팅이 하나의 해결책이다. 국내 굴지의 항공사가 좋은 예다. 이 항공사 경영진은 잦은 출장으로 해외에서 업무를 봐야 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자사 서버에 접속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만 연결하면 회사와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제 이 항공사는 어디에서나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접속이 가능해졌다.

 ◇사회=기업의 생산성 재고와 비즈니스 기회를 적시에 포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모빌리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모빌리티 컴퓨팅은 기업 경쟁력 제고의 필수 요건이라는데는 공감대가 모아진 것 같다. 그런데도 기업들이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 김 전무=경영층의 인식 부재가 문제다. 모빌리티를 도입을 전사 차원이 아닌 특정 사업부서의 프로젝트로만 고려하고 있다. 중단없는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을 통한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 국내 상당수 경영진들은 모빌리티 컴퓨팅에 대한 투자대비수익(ROI) 수익 미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 하 상무=국내의 기업문화도 모빌리티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 외부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가도 회의 시간이 되면 회사로 들어가야 한다. 미국 기업들이 모빌리티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미국은 국토가 넓어 이동에 대한 시간 손실이 많다.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도 개인적이다. 반면 한국은 정의 문화가 강하고 집단적인 동료의식이 익숙하다. 문화적으로 관습적으로 모빌리티 확산의 제약이 되고 있다. 모바일 회의문화, 유연한 업무시간 조정, 분산된 상황에서 협업, 이동중의 업무 등 모빌리티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직원 교육과 문화 정착이 요구된다.

 - 강재준 한국CA 이사=기업 인프라도 문제다. 외부에서 노트북PC를 가지고 내부에 접속하기가 힘들다. 기업들이 모빌리티 컴퓨팅 구현을 위한 초기 투자를 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통신 인프라의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여기에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기업들이 모빌리티 컴퓨팅을 적극적으로 구축하지 못하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인프라는 매우 발달되어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나 방법론도 부족하다. 해외 선진사례 등과 체계화된 방법론을 제공해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모빌리티의 순기능을 통한 투자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보안문제 등 역기능을 최소화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 김 이사=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기업이 모빌리티 컴퓨팅 도입의 첫번째 단계에 와 있다.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차이점이 있다면 모빌리티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국내 기업들은 아직 모빌리티 구현에 IT 예산을 할당할 마음을 먹지 않고 있다. 또 모빌리티 컴퓨팅에 대한 비즈니스 요구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 최 이사=조직 구성원들도 모빌리티 도입을 우려하고 있다. 모빌리티 환경이 구현되면 업무 부담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모빌리티 도입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그만큼 조직원의 업무 부담이 커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기업들 입장에서 모빌리티 컴퓨팅에 대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모빌리티 컴퓨팅을 도입하면 과연 어떤 효과가 있나.

 - 김 이사=인텔은 8만5000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대기업이다. 인텔의 모든 사업장에서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반드시 데스톱PC나 워크스테이션이 필요한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는 모든 임직원들에게 노트북PC를 지급했다. 모빌리티 컴퓨팅의 1단계를 구현한 것이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우선 임직원간 미팅 중 멀티테스킹으로 주당 업무 시간이 52분이나 절약됐다. 전체적으로 종합하면 천문학적인 시간 절약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3000명 직원이 있는 빌딩 당 와이어리스 인프라 설치비하면서 유선에 비해 구축 비용이 50% 가량 줄어들었다. 직원 설무조사 결과 조사대상 81%가 업무 시간이 절약됐다고 대답했다. 모빌리티 컴퓨팅 도입으로 직원들의 삶도 개선됐다. 업무 자율성과 업무 조정 능력이 높아지면서 질적인 만족감이 높아진 것이다.

 - 하 상무=한국HP는 2000년들어 모바일 오피스 구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HP뿐만 아니라 다국적기업들은 고객을 만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임직원들이 내부보다 외부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한다. 지금도 사무실에 들어가면 절반 이상의 임직원들이 외부에 나가 있다. HP솔루션과 시스템을 활용해 모바일 오피스을 구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 힘들지만 업무 효율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사회 = 모빌리티 컴퓨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기업들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들만의 힘으로 모빌리티 컴퓨팅을 확산할 수 없다. 컴퓨팅업계의 기술적인 지원과 적극적인 마케팅도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강 이사=현재 모빌리티는 외부와 단절된 기업과 직원간의 일차적인 관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방위적인 유비쿼터스 환경과 인프라가 구축될 경우 더 이상 1 대 1이 아닌 다 주체간 신속하고 안전한 비즈니스 환경이 보장될 것이다.

 - 김 이사=궁극적으로 기업의 모빌리티를 이루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 단말기에서 백엔드를 망라하는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와 이에 최적화한 솔루션 및 적용을 통한 효율적 배치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모빌리티 컴퓨티에 관한 수많은 상충 요인을 고려한 경영자들의 의사결정은 불필요한 투자를 최소화하고 전사적 자원관리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인텔은 최고의사결정자 및 IT 관리자들의 모빌리티 컴퓨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개인과 시스템 성능 및 다변화된 사용자 모델을 제시해 관리의 편의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 최 이사=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소프트웨어 제품이 모바일 시나리오를 지원하도록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제품이 대표적이다. 아웃룩을 비롯해 워드, 엑셀 등이 포켓 PC를 지원한다.

 - 하 상무 = HP는 기업용 클라이언트 제품에 대한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물리적 잠금 장치부터 소프트웨어 측면까지 철저한 이중적 보안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보안성을 높였다. 기업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백업 솔루션도 함께 제공, 기업의 정보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한국HP 혼자만이 이런 부분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CA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업체, KT와 같은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인텔, 그리고 정보산업연합회와 같은 관련기관들이 상호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 주요 컴퓨팅업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국내 기업들의 모빌리티 컴퓨팅 확산으로 결실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모빌리티 컴퓨팅 확산을 위한 제언을 해주기 바란다.

 - 김 전무 =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의 모바일 강국이다. 기업들이 인프라만 잘 활용하면 세계 최고의 모빌리티 기업이 나올 것이다. 당장 모빌리티 컴퓨팅이 구현된 기업의 레퍼런스가 절실하다. 모빌리티 컴퓨팅을 통해 IT투자를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높였다는 결과가 구체적으로 제시될 경우 CEO들의 인식 또한 빠른 시간내에 전환될 것이다. 모빌리티 컴퓨팅이 범 산업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 하 상무=한국은 오는 2010년까지 격변기를 맞게 될 것이다. 행정수도이전을 포함한 국토균형발전에 따른 공공기관의 이전 등 대변혁이 예고된다. 기업과 개인들의 삶도 혁명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모빌리티 컴퓨팅이 이같은 변화의 충격을 완화하는 하나의 해법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기업들은 모빌리티 컴퓨팅 도입을 통해 변화를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모빌리티 컴퓨팅이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혁신의 핵심 툴인 만큼 기업들이 모빌리티 컴퓨팅을 도입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세제혜택은 기업들의 전산투자를 앞당기고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김 이사=지난 2000년초를 정점으로 IT 투자가 바닥을 기고 있다. 기업들은 4∼5년동안 IT 투자를 미뤄 온 것이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한 전산 투자가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세계 1위업체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으로 찾아야 한다. 그래서 모빌리티 컴퓨팅이 기업 전산 투자의 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

 - 최 이사=모빌리티 컴퓨팅은 인프라가 될 수 있고, 유비쿼터스나 실시간기업이 될 수 있다. 시기의 문제이지 기업들은 모빌리티 컴퓨팅을 도입할 것이다. 따라서 솔루션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기업들이 안심하고 모빌리티 컴퓨팅을 도입할 수 있도록 보안 등에 불안감을 완벽하게 해소하고 투자비용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 = 모빌리티 컴퓨팅은 이제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다. 물론 조직의 생산성만 고려한다면 개인들의 삶이 황폐해지는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초기 단계부터 모빌리티 컴퓨팅의 순기능을 강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마련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좌담회가 국내 기업들의 모빌리티 컴퓨팅환경 구현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리=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사진: 14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산업계 모빌리티 활성화 방안 좌담회’에 참석한 산업계 및 언론계 전문가들이 모빌리티 활성화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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