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통신위와 공정위원회의 통신규제 중복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중복여부보다는 규제의 질 개선과 투명성 확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지적은 규제 대상인 민간을 중심으로 제기돼 ‘정통부 대 공정위’의 중복규제 논란이 ‘공공 대 민간’의 규제개선으로 중심이동할 전망이다. ‘누가 규제할 것이냐’보다는 ‘어떻게 잘 규제할 것이냐’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쓴소리다.
◇중복규제로 발생하는 문제소지 ‘여전’=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오는 18일 이종걸 의원(열린우리당) 주최로 열리는 ‘정통부와 공정위 이중규제논란’ 국회 토론회를 앞두고 공개한 기조발제문에서 “정통부 통신위와 공정위가 양 기관의 역할조정 전략적 제휴(MOU), 배타적·우선적 관할권 인정 등의 합의점을 찾아내고 있지만 숱한 문제점을 드러내 전향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 99년부터 두 기관이 중복규제를 막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에 공정거래법 취지를 반영하는 한편, 전기통신사업의 부당한 광고행위 규제는 공정위가 담당키로 하고 실무협의기구를 설치 운영하는 등 조정을 시도해 왔지만 공정위가 동일행위에 대해 다른 사유로 처벌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문제를 빚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001년 MOU에선 전기통신사업법 우선적용과 합의 절차를 마련했지만 통신 필수요소 범위 이견이 여전해 접속료에 대한 중복규제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각 기관의 배타적 규제권 인정 방안도 있으나 망 시설 공동접근이나 요금, 소비자보호 영역은 다툼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권한을 부여하거나 사전 의견청취를 제도화하는 것도 각 기관이 전문분야에서 우선권을 주장할 개연성이 크다는 한계가 남아 있다.
◇민간 대 공공 갈등구도 ‘부상’=중복규제 논란에 대해 정통부와 공정위는 역할분담이 제대로 정립돼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방침이다. 옥화영 공정위 경쟁촉진과장은 “정부부처가 부서 간의 할거주의로 규제대상자에 추가적 부담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관별로 전문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기관 간 조정은 정부 내 각종 회의를 통해 충분히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도 “유효경쟁정책과는 무관한 부당 공동행위 규제는 공정위의 소관”이라며 두 기관사이 역할 분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의 체감 환경은 다르다. 경쟁개선 효과도 부족하고 수백억원의 비용을 발생시키는 현재의 규제환경이 적절치 못하다는 불만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업자 관계자는 “정통부·공정위 영역싸움은 정부 내부문제 아니냐”며 “사업자 측에선 규제의 기준과 절차가 투명해지는 것을 바라고 있으나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규제 잘하는 법 고민해야=김 교수는 중복규제 우려시 정부 내부에서 미리 역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안 인지 시점부터 기관 간 정보공유를 의무화하고 법적절차에 따른 협의 불발시 총리실 등 제3의 기관이 조정한 뒤 규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통신시장 유효경쟁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통신위의 전문규제가 필요하지만 소비자 보호라는 과제가 점차 중요해지는 측면에선 해당 전문규제기관인 공정위의 몫이 커져야 한다”며 “결국 규제의 질 제고라는 측면에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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