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인생의 밑거름이 된 어린시절
인생의 갈림길에 서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마다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마음의 준비만 되어 있다면 모든 준비는 다 된 것”이라는 문구다.
준비가 부족해 어떤 일을 감행하지 못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인생의 결단이 필요할 때 마음의 준비를 철저히 하고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로 일을 진행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이런 교훈을 준 내 인생 첫 번째 결단의 순간은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 진안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나는 골목대장· 깡패두목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개구쟁이였다. 사회에서 최고경영자(CEO)로 10년 넘게 보스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실 보스 역할은 나의 유년시절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 일을 만들어 나가는 데 익숙했기 때문에 좀 더 큰 세계를 만나보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 하나로 더 큰 세계에서 공부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전주로 유학을 결정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른들 입장에서는 무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겁없는 결단이었지만 계속 진안에 남아 공부를 하게 되면 시골 생활에 안주하게 돼 학교 진학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꼬박 1년 반 동안 부모님을 집요하게 설득, 초등학교 5학년 2학기에 그토록 바라던 전주로 전학을 갈 수 있었다.
전주에 연고가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혼자 하숙생활을 해야 하는 유학생활이 녹녹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극복해야 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마음의 준비가 이미 되어 있었고 결단을 내릴 당시의 초심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유학경험으로 자신감 뿐만 아니라 적응력과 유연성까지 기를 수 있었으니 그 시절 소중했던 경험들이 내 인생을 만들어준 밑거름이 되었다 할 것이다.
전주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나니 어렸을 때 넓게만 생각됐던 전주라는 무대가 좁게 느껴졌다.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도전을 꿈꾸며 나는 큰 무대를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목표는 서울대 상대. 목표만 바라보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꿈꾸던 곳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계속해 온 유학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서울에서 펼쳐질 새로운 유학생활은 두려움보다는 또 다른 도전으로 느껴졌다.
대학시절, 사회생활의 첫 무대인 공무원 사회로 길을 안내해 준 변형윤 교수와 만남이 이뤄졌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경제 관료가 돼 이 나라 경제를 바로 잡아달라는 교수님의 가르침을 이정표 삼아 공무원이 되어 꿈을 펼쳐 나갈 것을 결정했다.
경제에 대한 거시적인 철학과 나라살림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준 교수님 덕분에 동기 중에는 행정 고시를 선택하고 공무원 사회로 진출한 친구들이 유난히 많았다.
나 또한 교수님 덕분에 일찍 진로에 대한 방향을 잡고 24세의 젊은 나이에 제 13회 행정고시에 합격과 함께 공무원 사회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내가 경험했던 결단의 순간을 돌아보면 언제나 그 다음 결단의 순간과 맞닿아 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그 시점에서 보면 ‘순간’의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선택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되풀이 되고 반복되는 선상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ceo@tysyste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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