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걸작 시리즈](10)젯셋 라디오 퓨처

번들 판매는 PC 패키지 시장을 망친 주범중 하나로 손꼽힌다. 콘솔 게임 중에도 번들 판매로 인해 타격을 받은 게임이 있는데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젯셋 라디오 퓨쳐(JSRF:JetSet Radio Future)’다.

‘JSRF’는 세가가 드림캐스트용으로 만들었던 동명의 게임을 X박스용으로 컨버전한 것으로 독특한 개성과 게임성 때문에 일본에서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국내 콘솔 마니아들이 큰 기대를 걸었던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이 게임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주인공이 돼 문화를 말살하는 거대기업에 맞서 저항의 표시로 벽에 페인팅을 하면서 그들과 싸워가게 된다. X스포츠의 하나인 인라인을 타고 벽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시원하고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벽에 낙서를 하고 힙합 춤을 추면서 일상을 일탈하는 즐거움도 덤으로 얻게 된다.

게다가 마치 일본 동경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깔끔하고 정교한 그래픽은 게임을 더욱 맛깔스럽게 한다. 또 이 게임은 게임 내에 삽입된 수많은 오리지널 힙합 음악만으로도 값어치를 한다.

특히 ‘JSRF’는 이전의 세가 게임이 그랬듯이 새롭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이 게임은 리듬, 액션 등 다양한 요소가 녹아들어 딱히 어떤 장르의 게임이라고 구분하기조차 어렵다. 이에 비해 이 게임은 처음에 다가가기 쉬운 반면 내용은 깊어 라이트 유저에서부터 하드코어 유저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저를 두루 만족시킨다.

하지만 ‘JSRF’는 지난 2003년 X박스 판촉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1만장 한정 ‘X박스 세가 번들 패키지’로 ‘세가 GT 2002’와 함께 국내에 소개되는 기구한 운명을 맞았다. 이 게임은 본체와 함께 번들로만 판매됐으며 국내에서는 결국 정식 발매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번들패키지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일반 게이머들이 ‘JSRF’라는 게임을 B급 작품으로 여기게 됐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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