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가 진화한다](1)`u오피스`가 열린다

`PC 넘볼만큼 똑똑해졌다`

사무기기가 똑똑해 지고 있다. 아날로그와 모노 중심에서 디지털·네트워크·컬러를 모토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관련 업체도 하드웨어 중심에서 디지털 솔루션으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OA 산업에 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5회에 걸쳐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단순 복사만 하는 복사기가 사라지고 있다. PC가 지시하는 출력물만 뽑아 주는 프린터도 없어지고 있다. 대신에 컴퓨터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복사기와 프린터가 사무실을 점령하고 있다. 디지털 복합기를 필두로 사무실 업무의 메인 시스템인 PC를 위협하는 ‘스마트’한 사무기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멍텅구리’로 불렸던 사무기기(OA)가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똑똑한 사무기기를 만든 원동력은 ‘네트워크’와 ‘디지털’이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디지털로 무장하고 고유 IP를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휴대폰처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PC가 없어도 e메일을 보내고 사내 망에 접속해 장소에 관계없이 출력물을 뽑아 볼 수 있다.

 PC 운용체계(OS)인 리눅스와 윈도처럼 사무기기 전용 OS가 탑재돼 애플리케이션만 추가하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서로 약속한 듯 복사기·프린터 업체가 디지털 솔루션 업체로 재빠르게 변신을 선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양한 디지털 장비가 사무실에 속속 입성하면서 ‘유비쿼터스(u) 오피스’라는 개념까지 등장하고 있다.

 손문생 한국후지제록스 사장은 “이제는 하드웨어 중심의 복사기 업체는 디지털 시대에 의미가 없다”라며 “앞으로는 누가 더 좋은 솔루션을 제공해 사무 환경의 생산성을 높이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무기기의 디지털화는 단순한 ‘하드웨어의 세대 교체’가 아니다. 사무 환경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이는 반대로 새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IT 품목 대부분이 성장을 멈춘 데 반해 디지털 사무기기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잠재력만은 무궁무진하다.

 사무기기의 대표 격인 복사기를 보자.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포함한 국내 복사기 시장은 지난 해 기준으로 7만∼7만5000대 수준. 이 중 절반이 아날로그 복사기다. 이미 95% 이상이 디지털로 바뀐 미국과 일본에 비교해보면 한참 뒤처져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시장조사기관은 국내 디지털 복사기의 성장률이 오는 2007년까지 연평균 20%를 웃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관심이 높은 디지털 복합기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흑백(모노)을 기준으로 레이저 기반 제품은 지난해 9만대 수준에서 2008년 16만대 수준으로, 잉크젯은 96만대 수준에서 12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컬러의 성장 속도는 이보다 2배 이상 빠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여기에 단순한 장비 교체뿐 아니라 디지털화에 따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조태원 한국HP 부사장은 “국내에서는 다른 분야보다 사무기기의 디지털화가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며 “앞으로 사무기기는 단순 하드웨어가 아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사무 효율성을 높이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사진=디지털·네트워크·컬러로 무장한 똑똑한 사무기기가 등장하면서 사무 환경도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