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털 판세 분석-`신흥강자` 바람불까?

‘전쟁은 이제부터다.’ 게임포털 시장에 다시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게임업계 최강자 엔씨소프트의 진출이 가시권 내로 들어온 결과다. 여기에 메이저급 게임업체 그라비티와 한빛소프트도 포문을 포털쪽으로 돌렸다.

‘카트라이더’ 열풍에 힘입은 넥슨닷컴의 급부상 이후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새로 형성된 한게임·넥슨닷컴·피망·넷마블 등 ‘신 4강구도’에 균열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더욱이 캐주얼게임 바람의 영향으로 게임포털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메이저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배팅에 나서 향후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게임포털 시장은 현재 NHN(한게임), 넥슨(넥슨닷컴), 네오위즈(피망), CJ인터넷(넷마블) 등 빅4업체가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할 정도로 ‘독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빅4의 마켓셰어 자체가 워낙 근소한 탓에 1∼4위업체 간의 순위 변동이 잦지만, 5위 엠게임을 비롯한 후발 사업자와의 차이가 워낙 커서 표면적으로 ‘교통 정리’가 끝난 안정적인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1위 엔씨소프트가 MSN(게임팅)과 결별하고 독자적인 시장 참여를 선언함으로써 상황은 급반전했다.

강력한 자금력과 맨파워, 그리고 탁월한 온라인게임 서비스 운용 능력을 겸비한 엔씨소프트가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경우 기존의 빅4 구도가 더욱 심하게 동요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하드코어 온라인게임에 주력해온 엔씨가 게임포털 오픈에 맞춰 고퀄리티의 캐주얼게임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어서 긴장감을 더해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SK를 비롯한 대기업들까지 게임포털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지만, 상대가 엔씨라면 상황은 좀 다를 것”이라며, “엔씨 포털이 서비스에 들어갈 10월 이후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판세가 형성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엔씨 포털, ‘태풍일까 미풍일까?’

“엔씨는 자본, 사람, 기술 등 세 박자를 고루 갗추고 있다. 특히 온라인 서비스 운용 능력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큰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엔씨의 게임포털사업에 대한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더구나 엔씨는 게임포털 비즈니스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엔씨는 작년 초부터 독자 게임포털 론칭을 위해 전문인력을 대거 스카우트하고, 자본 등 내부 역량을 집중해왔다.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김택진 사장이 직접 포털시장 참여를 선언하는 발표회를 주관한 것이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또 최근 게임업계 핫이슈로 부상했던 스타 개발자 송재경 사장과 이원술 사장이 개발한 게임의 퍼블리싱 확보전에 엔씨가 공을 들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밑그림만으로도 메가톤급 파괴력을 낸다는 평가다. 우선 앞으로 엔씨 포털을 대표할 주력 게임의 라인업이 만만치않아 보인다. 신개념 로봇액션게임 ‘엑스틸’, 이색 테니스게임 ‘스매쉬 스타’, 10대 초반의 로틴들을 겨냥한 슈팅게임 ‘토이 스트라이커즈’ 등 소재 자체가 참신한 기대작들로 구성돼있다.

이 밖에 횡스크롤 액션 RPG ‘액시멈 사가’, 신개념 퍼즐게임 ‘퍼즐팝’, 스노우보드를 소재로한 ‘SP JAM’ 등 개발 중인 게임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가 기존 20대 전후의 하드코어 유저플과는 전혀 다른 10대를 겨냥한 캐주얼게임을 대거 준비중이어서 10대 유저와 여성 유저가 많은 포털들이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과 포털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아무리 엔씨라도 조기에 선두권에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론도 만만치않다. 엔씨는 특히 MMORPG 등 하드코어형 기업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자연히 유저풀 자체가 20대 이상의 이른바 ‘해비 유저’들로 구성돼있어 캐주얼 중심의 포털을 론칭했을 때 기존 유저풀과의 시너지 효과가 작다는게 아킬레스건이다.

전문가들은 “넥슨이 조기에 선두권에 오른 것이 각 개별 게임의 유저풀이 비슷해 시너지효과가 컸기 때문”이라며 “엔씨가 얼마나 빨리 1∼2개의 대박 캐주얼게임을 만드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빅4, ‘수성(守城)전선 이상없다’

엔씨를 비롯한 메이저 온라인게임업체와 닷컴기업들의 게임포털 진출이 잇따르면서 빅4업체들도 직간접적 투자를 통해 콘텐츠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는 등 움직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빅4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넥슨과 네오위즈. 넥슨의 경우 ‘카트라이더’ ‘비엔비’ ‘메이플스토리’ 등 독보적인 아성을 굳힌 캐주얼 3인방 외에 최근 정통 팬터지 MMORPG ‘제라’와 FPS게임 ‘워록’ 등 하드코어쪽을 강화하며 더욱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넥슨측은 “앞으로 유저풀 자체를 성인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게임으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오위즈의 움직임도 최근 범상치가 않다. 웹보드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네오위즈는 공격적인 퍼블리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근 판권을 확보한 ‘리니지’ 개발자 송재경씨가 개발한 ‘XL레이스’가 비장의 히든카드로 부상했다. 기존 대표선수급인 ‘스페셜포스’와 ‘요구르팅’이 선전을 거듭중이며, 인라인 뮤직게임 ‘알투비투’ 등 차기작 라인업의 중량감이 높다는 평가다.

포커 등 보드류 외에 ‘확실한 대표선수 부재’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는 CJ인터넷 역시 올들어 공격적인 퍼블리싱으로 1위 탈환과 빅4 수성의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CJ는 특히 검색사업을 정리하고, 최대 종합 포털 ‘다음’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채널을 강화하며 전세 만회를 꾀하고 있다. ‘불안한 선두’ NHN은 스튜디오 ‘NHN게임즈’를 통한 자체 개발게임에 승부수를 던졌다. ‘신맞고’ 등 전통적 강세인 보드게임의 하향세가 뚜렷한 만큼 RPG·액션·스포츠 등으로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 진짜 게임포털 ‘다크호스’는 우리!

올 하반기 이후 게임포털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분명 기존 빅4와 엔씨소프트간의 대결이다. 그러나, 엔씨에 비해 다소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게임포털 4강구도에 강력한 도전장을 낸 다크호스들이 신 경쟁 구도에 돌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곳은 그라비티. 손노리가 개발한 캐주얼게임과 신개념 게임포털 ‘스타이리아’를 패키지 형태로 판권을 사들인 그라비티로선 자체 개발 또는 퍼블리싱 게임과 ‘스타이리아’를 연계할 경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괴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빛소프트도 ‘태풍의 눈’으로 부각되고 있다. ‘팡야’ ‘서바이벌프로젝트’ ‘위드’ 등 만만찮은 유저풀을 바탕으로 ‘한빛온’이란 포털을 오픈한 한빛은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오른 ‘신야구’와 ‘그라나도에스파다’의 서비스가 임박, 시장 점유율이 가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의 부상으로 5위로 전락한 엠게임의 재도약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엠게임은 특히 ‘열혈강호’와 ‘영웅’ 등 확실한 대표선수를 보유한 데다 다양한 신규게임 라인업을 통해 화려했던 옛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넥슨이 ‘카트라이더’ 하나로 단숨에 포털시장의 정상권에 등극했듯이 이들 몇몇 다크호스들도 차기작의 흥행 결과에 따라 향후 게임포털 시장 경쟁의 강력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게임포털 인기 순위>

순위=사이트=운용사=점유율(%)

1= 한게임=NHN=21.66

2=넥슨닷컴=넥슨=20.91

3=피망=네오위즈=19.53

4=넷마블=CJ인터넷=17.92

5=엠게임=엠게임=7.46

6=엠파스게임=엠파스=2.00

7=다음게임=다음커뮤니케이션=1.58

8=X2game=CCR=1.08

9=조이온=조이온=0.96

10=노라조=프리챌=0.84

(자료: 랭키닷컴 6월15일 기준)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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