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컴퓨팅(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시스템이 상업용 시장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다.
일명 ‘슈퍼컴퓨터’로 불리는 HPC는 물리·화학·생명·재료·기상·천문 등 주로 순수 학문용으로 쓰였다. 최근에는 제조와 금융, 석유화학 등 일반 기업들이 적극 도입하면서 HPC 상업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HPC 상업용 시장 커진다=최근 HPC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반 기업의 도입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현대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기아자동차 등이 HPC를 도입했다. 해외에서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금융과 정유 회사 등에서 HPC 도입이 활발하다.
북미 HPC 수요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유니와이드는 독일 다임러벤츠 등 자동차 회사는 물론이고 석유회사인 코노코·셸, 지질탐사회사인 지오테크 등에 HPC 제품을 공급했다.
전문가들은 도입 가격이 크게 낮아진 데다 무한 경쟁 시대에 좀더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HPC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와이드 김대성 부장은 “4개 미만의 CPU를 장착한 시스템을 연결한 클러스터링 형태의 슈퍼컴퓨터는 성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면서 “슈퍼컴퓨터 도입에 대한 가격 부담이 크게 낮아진 것도 상업용 HPC 시장이 커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IBM 문수영 차장은 “보다 엄격해진 품질 검사, 보다 정밀한 신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대용량 데이터 해석과 시뮬레이션 과정이 필수적”이라면서 “기업들은 HPC를 도입해 보다 정밀한 설계와 예측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업용 HPC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상업용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2006년까지 HPC 시장이 매년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플랫폼은 리눅스가 대세=HPC 플랫폼 대세는 리눅스가 차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HPC를 도입한 모비스·동양매카트로닉스·르노삼성·타타상용차 등은 모두 유닉스를 윈백한 사이트다.
리눅스 플랫폼이 연구용 시장에서 꾸준한 검증을 거치면서 기업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있다.
특히 리눅스 기반 클러스터링 방식의 HPC 시스템의 경우, HPC를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 가능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슈퍼컴퓨터 톱500 순위에서도 리눅스 방식 클러스터링 시스템이 가장 많이 분포해 있다.
◇중소기업도, DB 서버로 HPC=특히 눈에 띄는 것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HPC 도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 유충근 차장은 “HPC는 더는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면서 “중소 부품 제조 업체들도 제품을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도면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 테스트 자료를 반드시 첨부해야 하기 때문에 HPC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용 시스템의 핵심인 DB 분야에서 클러스터 형태의 HPC가 등장할 전망이다. DBMS 업체들이 클러스터링을 활용한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대표적인 DBMS 업체인 오라클이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는 10g도 클러스터 형태의 DB 환경 구성을 지원하고 있다”며 “DBMS 분야에서 HPC 도입 사례가 생겨나면 기업용 시스템으로 HPC 활용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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