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2기 민영 KT 사장에 내정된 남중수 사장의 일성(一聲)이다. 남 사장이 느끼는 무거운 책임은 자산 29조3200억원, 매출 12조원, 직원 3만7000명의 KT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사장 선임의 기쁨도 잠시. 코앞에 닥친 KT의 각종 현안이 남 사장의 도전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장 이달 하순 공정위의 초고속인터넷 및 시외·국제전화 담합 건에 대한 심결이 예정돼 있다. 공정위의 담합 판결과 KT의 대처는 향후 남 사장의 KT 경영스타일을 점쳐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초고속인터넷, 시외·국제전화 담합 증거 확보를 자신하고 있는 상황. KT는 시내전화 담합 판결과 행정소송 제기에 이어 잇따른 핵심사업 담합 판결이 이어질 경우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남 신임 사장이 공정위의 잇단 판결에 대해 정면 돌파할지가 주목된다.
이어 KT는 초고속인터넷시장 지배적사업자 지정, 정부의 KT지분 매입 등의 현안에도 대처해야 한다.
정부 내에 유선 시장에서 KT의 막강한 지배력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초고속인터넷 지배적사업자 지정과 정부의 KT 지분매입안 모두 KT의 독점력을 규제해야 한다는 청와대, 정통부의 공통된 인식에서 나왔다. 따라서 KT의 매출과 수익은 유지하면서 독점에 대한 규제를 피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신임 남 사장의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정통부 내부에서 유효경쟁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KT의 독점력 규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는 즉시, 각종 현안에 대한 신임 사장의 정책이 향후 2년 이후의 KT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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