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
2008년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은 분주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베이징 시내를 걷고 있노라면 서울의 번화가와 별 차이를 못 느낀다. 그래서 혹자는 이미 베이징은 ‘세계의 수도’가 되었다고 말한다.
비단 시내풍경만 그런 것은 아니다. 모든 산업 면에서도 베이징은 옛 ‘중화의 번영’을 재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기초가 되는 것이 무궁무진한 인적 자원이다. 중국에서는 적어도 사람 없어 일 못한다는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만큼 싸고 양질의 인력이 언제나 넘쳐난다.
불과 몇년 전 기회의 땅으로 알고 투자의 보따리를 쌌던 한국 IT 벤처기업들을 이제는 베이징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베이징한국투자기업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IT기술 면에서 중국은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할 정도로 성장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투자를 반가운 손님 맞듯 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다. 더는 중국에서 돈자랑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투자를 원한다면 앞선 기술을 제공하라는 것이 중국 경제특구의 목소리다.
이미 미국계, 홍콩계는 물론이고 전세계 화상(華商)들의 자본이 보이지 않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은 넘쳐나는 물자를 주체하지 못한다. 심지어 세계적인 명품 업체마저 중국에 공장을 세운다니, 이젠 중국산을 싸구려 제품으로 무시한다면 분명 지나친 오만일 것이다.
중국의 미래를 만들어 간다는 베이징대나 칭화대의 도서관은 물론이고 베이징 시내 웬만한 대학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기자가 만난 칭화대의 한 학생은 “중국이 당연히 아시아의 리더가 되어야 하고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가는 동반자”라고 확신에 찬 모습으로 말했다. 그의 말에는 중국이 주체가 되고 한국은 보조 역할을 하는 정도란 뜻이 내포돼 있다. 한국이 지금까지는 기술 이전국의 위치에 있지만 머지않아 중국의 기술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란 말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1년 전의 중국과 지금의 중국은 너무 다르다. 아니 어제의 중국과 오늘의 중국이 다르다. 산업과 고용을 우선시하던 데에서 진보해 기술을 향한 의지가 너무 강렬하다. IT기술 강국이라고 큰 소리쳤던 우리나라가 몇년 뒤 어떤 처지에 놓일지 자못 두려움이 앞선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