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벤처요람 창업보육센터를 가다](7)호서대 신기술창업보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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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서대 신기술창업보육센터는 한국 산·학협력의 대표적 모델로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한 호서대 신기술창업보육센터(센터장 김홍 http://www.tbi-hoseo.or.kr)는 삼성전자의 아산·탕정 디스플레이 단지 및 충남도의 천안밸리 조성 등에 힘입어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벤처기업들의 입주 신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곳에 입주할 경우 소위 ‘잘 나가는’ 기업들과 공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호서대의 인력과 지원을 무제한 지원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나노부문 투자와 산·학 협력이 가능, 특정 분야에 특화된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2∼3년 전만 해도 업체를 모시기 위해 온갖 특혜를 제시하며 공들이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는 김홍 센터장의 설명에서 그 열기가 느껴진다.

 ◇국내 보육센터 1호=호서대 신기술창업보육센터는 지난 95년 3월,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충청남도)와 대학 간 창업보육센터 공동설립 협약을 통해 960평의 보육공간을 마련했다.

 당시만 해도 입주업체는 10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39개 업체를 보육하는 대형 센터로 성장했다. 지난 2001년 1월 산학협동활성화를 위해 센터 규모를 1900평으로 확장했고, 올해 2차 보육센터를 준공됐다. 5월 현재 4개 센터 동에 39개 업체가 전기·전자·반도체 디스플레이·환경 등과 관련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졸업업체는 99개로 지난해 말 기준 입주업체 매출은 총 130억원, 고용 인원 208명, 지적 재산권 25건을 확보했다.

 센터 운영은 개소 이후부터 현재까지 센터장 교체 없이 단 1명이 관리·운영함으로써 보육센터 사업을 효율적이고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96년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1명의 전문 보육매니저가 보육센터를 담당, 실무능력 및 해당기관·유관단체·기타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오랜 경험에서 오는 보육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타 보육센터와 차별화되는 강점이다.

 ◇벤처 클러스터로 차별화=지난 2000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입주업체 및 졸업업체 간 이업종 교류를 위한 간담회만 58회를 실시했다. 또 매주 창업 및 성공업체, 대기업 대표 초청 행사를 갖는 등 폭넓은 네트워크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에는 대학 내 비교적 큰 규모의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세메스를 유치, TBI 입주기업과의 연계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수혜 업체는 세왕씨이텍, 에프에스코리아 등이다.

 또 지난해엔 호서대가 충남 산학협력 중심대학으로 선정됨으로써 지역 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대·중·소기업 간 연계를 확고히 하는 산업 클러스터 형성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입주기업과 대학간 ‘윈윈’=신기술창업보육센터는 인터넷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크루셜텍, 세왕씨이텍, 씨엘텍, 주환바이오셀 등 28개의 입주업체가 참여하는 ‘산학협력장학금’을 조성, 운영해 오고 있다.

 장학금 지급은 61명의 학생에게 각각 100만원을 매년 지급, 한국형 성공 보육사업의 모델링을 제시하는 등 스타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나눔 및 기부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53개의 입주기업 및 졸업기업에서 산·학·연 연계시스템을 통한 현장실습 및 취업의 기회도 부여하고 있다.

 박동열 창업보육센터 매니저는 “호서대는 학생 때부터 창업자금을 매년 200만∼500만원씩 지원, R&D의 실용화 사업을 펴오고 있다”며 “업체 실습과 학교 수업을 오가는 학생만 150여 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김홍 호서대 창업보육센터장

 “10년째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며 벤처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봤습니다. 이들 기업들의 성공여부는 첨단 기술의 보유 여부와 함께 대학의 인력과 장비를 얼마나 적절히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결론입니다.”

 지난 95년 국내 처음으로 충남도와 사립대가 공동 설립한 호서대 신기술창업보육센터를 초기부터 이끌어 온 김 홍센터장(49). 그는 벤처기업의 성공조건으로 인력 조달이 용이한 ‘산학협력’을 최고로 꼽았다.

 “첨단 기술도 2∼3년 지나면 낡은 기술이 됩니다. 결국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반 기술을 보유한 기업만이 살아남게 되고, 또 얼마만큼 빠른 시일 내에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느냐가 성공을 좌우합니다.”

 김 센터장은 “벤처기업이 시장에 진입을 하려면 양산자금과 함께 연구 및 제품화 인력의 조달이 문제”라며 “산학협력을 통해 인력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초기엔 호서대 창업보육센터가 특정분야에 특화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나노 등 3개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김 센터장은 입주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실질적으로 아산, 탕정의 크리스털밸리와 연계한 연구 및 생산 기반을 갖추어 나간다는 복안도 세워 놓았다.

 특히 최근엔 삼성전자가 아산·탕정에 세계 최대규모의 디스플레이 단지 조성을 추진하자 관련 기업들의 호서대 입주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호서대가 삼성전자와 연계돼 반도체 제조장비 및 디스플레이 연구에 나서며 나름대로 대학 특성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이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서울지역 대학들까지도 호서대 창업보육센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고, 평가땐 호서대 양식을 모두 베껴 제출할 정도여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까지 받을 정도였다”는 말로 호서대를 창업보육의 모범적인 케이스로 내세웠다. 또 “올해 대박을 터뜨릴 기업으로 2∼3개를 꼽고 있다”며 “매출이 30∼50억원 되는 기업도 3∼4개 정도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센터장은 “부품·소재 하이테크 기업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고생고생해서 막상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려고 하면 현금흐름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수출기업이 신용장을 바탕으로 금융대출이 이루어지듯 졸업기업에도 나름의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졸업기업-실텍

 지난 2002년 호서대 신기술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하고 인근 천안 풍세면에 공장을 설립, 가동중인 실텍(대표 황인성 http://www.sealtech21.com)은 마이크로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의 반도체 센서 패키지와 어셈블리를 생산하고 있다.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의료기 등의 온도, 습도, 가스, 압력 등을 측정하는 데 있어 전기적인 신호를 변환하는 감지기를 만들어 GE나 해외기업인 타이코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제품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술적으로도 외국 제품과 동등하면서도 가격은 20%이상 저렴하다는 것이 실텍 측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과학기술계는 나노를 거론하고 있지만 MEMS시장은 이제 개화기에 접어들었다”며 “오는 2007년부터는 시스템 응용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텍의 지난해 매출은 13억원대, 올해엔 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웬만한 국제 전시회에는 황 대표가 직접 참가해 바이어들을 만나 제품을 알리고 계약을 수주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해 독일방문 때 현지의 한 업체 대표가 5시간이나 차를 타고 와 협상을 벌이며 200만개의 센서를 주문했지만 결국 수락하지 못했다”며 “주문이 입증될 경우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한 자금대출시스템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입주기업-세왕씨이텍

 호서대 신기술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는 기업으로 소위 ‘잘 나가는’ 축에 드는 기업으로 세왕씨이텍(대표 문세호 http://www.sewang-cet.co.kr)이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2억원, 올해 30억원대를 바라보는 중견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국내보다 중국시장에서 오존기술로 그 이름이 더 많이 알려진 업체이다. 국내선 덤핑이 판을 쳐 영업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중국시장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 세왕 측의 설명이다.

 올해 산업자원부로부터 오존발생 장치와 관련해 한국신기술인증(NT) 마크를 땄다. 본래 세왕은 지난 98년 오존을 이용한 공기살균과 오폐수 정화를 주력 상품으로 창업했다. 이후 서울에서 호서대로 본사를 이전하며 지난 2000년 사업종목을 반도체 세정장비로 확장해 성공한 케이스다.

 기존의 반도체 세정에서 이용하는 황산을 오존으로 대체, 삼성전자 계열의 세메스와 MEMC, LG실트론, 동진세미켐, PSM 등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할 만큼 주요 고객이다.

 마케팅 타깃은 일단 동남아 시장이다. 세왕씨이텍은 지난해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대만과 미얀마 등지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오존에 기반한 의료 분야 진출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문 대표는 “반도체 세정분야는 미국 업체가 국내 시장의 95%를 점유해 왔다”며 “조만간 세정분야 전체가 국산제품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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