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들에 슬롯머신 등 카지노 게임기 시장이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어, 업체들이 관련 부품 개발에 한창이다.
슬롯머신과 같은 게임기는 가전이나 휴대폰만큼 생산량이 많지 않은 반면, 출혈경쟁을 피할 수 있고 내구성을 요하는 등 특수기능 때문에 부품의 부가가치 또한 높은 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텍시스템스와 화음소 등 부품업체들이 슬롯머신용 특수부품을 개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슬롯머신, 새로운 수요처로=일본의 경우 연간 500만대, 미국은 비디오 슬롯머신이 연간 100만대 이상의 수요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연간 수억개씩 생산하는 휴대폰처럼 대형 시장은 아니지만, 탁월한 성능을 중심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슬롯머신은 일반적으로 24시간 가동되는 것은 물론이고 환경도 안정적이지 않아서 부품의 내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디스플레이 부품은 웬만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아야 하며, 음향 관련 부품도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화려한 입체 음향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업체 현황=디지텍시스템스(대표 이환용)는 슬롯머신용 터치스크린을 개발, 오는 7월부터 미국 게임기 회사 IGT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손가락에 흐르는 미세한 전기를 감지해 신호를 인식하는 정전용량형 터치스크린이다. 필름과 유리로 구성하는 일반 터치스크린 방식과 달리 강화유리 한 장에 금속박막을 입힌 방식이어서 튼튼하며, 잘 깨지지 않아 내구성이 뛰어나다. 이 회사는 올해 이 제품 수출로 100억원 가량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300억원 이상의 수출을 기대했다.
음원칩 업체인 화음소(대표 구재을)는 음향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 하반기부터 일본에 수출할 계획이다. 화음소는 일본 슬롯머신용 음원칩 시장이 연간 25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 이 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화음소 구재을 사장은 “일본의 슬롯머신은 기본 기능 이외 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부가기능이 장착돼 있어 음향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하반기부터 양산해 일본으로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모니터 업체 토비스(대표 김용범)는 비디오 슬롯머신용 모니터를 개발, 미국 게임기 회사에 수출중이다. 이 회사의 모니터는 무고장평균시간(MTBF)이 3만 시간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내구성이 뛰어나다. 일반 PC 모니터의 무고장평균시간이 1만 시간 정도인 것에 비해 신뢰도가 높으며, 기기내 공간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PC의 인쇄회로기판보다 40% 작게 설계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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