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본격 출범 앞두고 `진통`

과기부 어떤 `답안`내놓을지 관심 쏠려

대덕밸리 벤처기업과 특구 추진에 관여하고 있는 대전시 산하 단체 등 일부가 과학기술부 주도의 R&D 특구 육성 방안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오는 7월 28일 본격화될 특구 육성 사업 추진에 진통이 예상된다.

 22일 대전시와 대덕연구단지, 대덕밸리 벤처기업 관계자 등은 특구 특별법에 따른 현행 법률 체계 보완이나 자금 마련, 인프라의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특구 추진이 단순한 지역 특화 사업과 다를 바 없다며 ‘무늬만 특구’인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구 법령 보완 절실=지난 7일 입법 예고된 특구 특별법 시행령에 특구 지정 기준이 대폭 완화된 것과 관련해 대덕밸리인들은 정치적인 결정의 의혹이 짙다며 선택과 집중에 따른 ‘독점적 지위’를 정부가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덕밸리 벤처기업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시행령이 발효되기까지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대구, 광주, 포항 등지에서도 특구 관련 공청회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일정대로라면 오는 7월 28일까지 특구 지원본부 출범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산과 자원의 분산으로 특구 실패를 자초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와 함께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상업 및 영업시설 건축이 제한되면서 해당 지역 원주민들은 재산권 침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난개발과 연구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연구원들의 반대 의견도 고려해야 할 과기부로서는 어떤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할지 난감한 입장이다.

 ◇일부에선 소외감 드러내=대덕밸리 관계자는 “일부에서 특구 보이콧을 검토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구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과기부가 대전시와 사무관 1명씩을 교환 파견해 운용하고 있으나 대전시는 “실질적인 사업 추진과 여론 수렴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대전시의 특구 조성을 지원하고 있는 한 산하단체는 과기부로부터 공식적인 조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거의 할 일이 없는 기능마비 상태에 놓여 있다. 이와 함께 예산 지원액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전시가 로봇이나 소프트웨어 타운 조성 등 4대 전략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내년도 사업비로 2400억원을 과기부에 제안했으나 현재 광주지역 연평균 지역특화 사업비 8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700억원대 수준의 재정 지원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는 이에 따라 정부에 과감한 지원대책을 촉구하고 나서 순차적인 지원방안을 모색중인 과기부 및 기획예산처와 대전시 간 향후 이견 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 실속있는 지원계획 촉구=벤처기업인들은 실속있는 자금 지원계획을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벤처기업 관계자는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금 지원인데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며 “기존 벤처기업이 새 출발할 수 있는 패자부활전 제도라도 조속히 도입해 벤처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인천 송도에 조성되고 있는 6000만평 규모의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는 못 미치더라도 중국이나 싱가포르처럼 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장기 무상임대책을 마련하든지 행정복합도시 부지 내에 100만평 규모의 무상임대 부지를 만들든지 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지정 여건을 완화하더라도 대구, 포항, 광주 등지에 단시일 내에 특구 지정을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입법예고 기간 지적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중”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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