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 Come True - 이스트소프트

게임의 대표적인 매력은 오래도록 마음을 끌어당기는 ‘중독성’일 것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한번 진출하면 실패를 거듭해도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게 게임사업이다. 베트스셀러 SW로 자리매김한 ‘알’시리즈의 개발사 이스트소프트(대표 김장중)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이 회사는 과거 PC게임시장에서 세번 도전했다 세번 모두 실패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알XX SW’로 명성을 뒤로한 채 다시한번 게임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스트소프트는 게임업계에선 뉴페이스지만 국내 패키지SW시장에선 한글과컴퓨터와 함께 한국SW의 자존심이자 마지막 보루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1999년7월 출시한 통합 압축 유틸리티 ‘알집(ALZip)’만도 국내외적으로 무려 2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을 정도다. 이후 그래픽 뷰어 유틸리티 ‘알씨’, 정밀 지도 프로그램 ‘알맵’ 등 알시리즈로 이어지며, SW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여기서 그치지않고 99년 말엔 인터넷 하드디스크인 ‘인터넷디스크(InternetDISK)’를 출시하며 또다시 신선한 바람을 모았다. 알시리즈로 대변되는 패키지SW와 인터넷디스크는 현재 이 회사의 핵심 캐시카우이자 양대 사업축을 형성하고 있다. 김장중 사장(34)은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고 여러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이젠 두 주력사업이 안정궤도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게임부문에 역량을 집중, 다시한번 신화를 창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10년 숙원 풀 기대작 ‘카발온라인’

지금은 패키지SW 명가로 알려졌지만, 이스트소프트는 사실 1세대 게임업체군에 속하는 베테랑 개발사다. ‘21세기’란 한글워드프로세서로 이름이 막 알려지기 시작한 95년에 이미 ‘라스트 레이버즈’란 도스용 패키지게임을 내놓으며 데뷔했다.

97년엔 2.5D 온라인게임까지 개발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한메소프트와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게임사업의 꿈을 접어야했으며, 이후엔 IMF를 거치면서 98년 사실상 재창업을 하는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알시리즈’로 재기에 성공하고 다시 게임 사업에 뛰어든 것은 어찌보면 10년 숙원사업을 푸는 셈이다.

이렇듯 이스트소프트 게임사업 재기작 1호인 ‘카발온라인’은 이 회사의 10년 묵은 한을 풀 작품이다. ‘알집’을 개발한 민영환이사를 비롯해 사내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2002년 1월 팀을 구성한 이래 3년간 공을 들였다. 그래서인지 조짐이 아주 좋다.

‘스타일리시 액션 MMORPG’를 추구하는 ‘카발’은 화려한 스킬 효과(effect)와 콤보 공격, 콘솔 수준의 뛰어난 손맛, 편리한 인터페이스 등으로 완전 무장, 착실하게 올 여름시장을 강타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퍼즐과 트릭, 함정을 헤쳐나가는 어드벤처 요소까지 가미해 6월말 3차 클베를 앞두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다.

# 기술력, 노하우, 조직력의 ‘삼위일체’

이스트소프트는 12년간 패키지SW를 개발하며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가 최대 강점이다. 대표작인 알시리즈를 비롯해 이 회사는 다양한 SW 및 솔루션을 개발한 경험을 갖고 있다. 3편의 게임은 물론 PC방 관리 프로그램인 ‘게임방 매니저’에 이르기까지 게임분야에서도 기술력과 경험이 풍부하다. 패키지SW개발을 통해 터득한 프로그래밍 기술은 어떤 게임업체와 경쟁해도 자신이 있다. 특히 MMO게임 개발의 키포인트인 대규모 인터넷 트래픽 매니지먼트 기술 분야에선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인적지원이 풍부한 것도 이 회사의 자랑거리다. 일부 팀장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존 개발자들을 차출해 쓸 정도로 맨파워와 조직력이 뛰어나다. 이 회사는 가능하면 외부 경력자보다는 신입 사원을 키워쓰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어느 회사보다 조직력과 팀워크가 좋다. 패키지SW와 인터넷디스크사업에서 번돈을 게임사업에 쏟아붇고 있어 자금력도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김 사장은 “향후 세계 인구 1억 명이 사용하는 SW 10개를 출시해 연간 순이익 1억 달러를 달성하자는 ‘비전2010’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카발’을 필두로한 게임사업도 머지않아 이스트소프트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게임사업 진출 동기는.

▲원래(초등학교)부터 게임마니아다. 하드코어 계통은 거의 섭렵했다. 지금도 경쟁게임 분석차원이기도 하지만, 많은 게임을 즐긴다. 게임사업에 실패했던 경험도 있고, 모 게임업체와 공동 개발을 추진하다 여의치않아 3년전에 독자개발로 선회했다.

-‘카발’이 표방하는 것은 무엇인가.

▲‘쉽지만 쉽지않은 게임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인터페이스는 누구나 접근하기 쉽게 하되 게임 자체는 쉽지않아 중독성있는 게임을 추구할 것이다. 굳이 얘기하면, ‘디아블로2’와 유사할 것 같다.

- 기존 게임과의 차별점이라면.

▲ 무엇보다 ‘게임 본질로의 회귀’라 말하고싶다. 게임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지만, 재미와 즐거움은 점점 줄고 있는데, ‘카발’은 쉽고, 직관적이며,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생때 창업했는데, 가장 힘들었던 때는.

▲ 98년도 합병이 무산되면서 임직원들이 흩어진 상태로 재창업하던 차에 IMF까지 겹쳐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가장 힘든 시기는 현재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경영철학이나 소신이 있다면.

▲임직원들에게, 친구에게, 가족에게, 자식에게 떳떳하게 자랑할 만한 회사로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 항상 정도를 가기 위해 노력한다.

-가장 벤치마킹하고 싶은 게임업체는.

▲ 가깝게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이고, 멀게는 블리자드다. 게임 전업기업이란 점에서 조금 다르지만 무형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로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그런 공통점 속에서도 탁월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많이 배우려고 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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