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문화산업백서 통해 본 문화산업 10년

문화가 산업으로 대우를 받기 시작한 것이 지난해로 만 10년이 지났다. 문화관광부가 문화산업국을 신설한 것이 1994년. 이때부터 본격적인 정부차원의 문화산업정책이 펼쳐졌다. 이에 문화관광부는 지난 4일 10년간의 문화산업정책과 성과를 총 결산하는 의미를 담은 ‘2004 문화산업백서’를 출간했다.

‘2004 문화산업백서’는 2003년말을 기준으로 국내외 문화산업 현황과 시장동향 및 지난 10년간 문화산업 예산 등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문화산업에 책정한 예산부분은 그동안 문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각과 문화산업의 위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가장 눈에 띈다. 특히 그 배경에는 해당 년도에 문화부 수장을 맡았던 역대 장관들의 정치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진다.

# 문화산업예산 10년 새 35배 증가

정부의 문화산업 예산은 지난 10년간 무려 35배나 증가, 문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 문화산업백서’에 따르면 문화부 내에 처음으로 문화산업국이 신설되던 1994년에는 54억원에 불과했던 문화산업예산이 10년 후인 2003년에는 1890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99년에는 가장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문화산업에 대해 정부가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

이 해에 문화산업 예산은 1000억원으로 168억원이던 98년에 비해 6배나 늘어났다. 처음으로 1000억원대의 대규모 예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이해 2월에는 문화산업진흥기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이 발효되면서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정책이 본격 가동됐다.

또 이듬해인 2000년에는 문화산업 예산이 1787억원으로 더욱 크게 늘어나면서 문화부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문화예산 1%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는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함께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정책이 본격가동됐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2000년 문화예산은 문화부 예산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인 15.3%에 달해 당시 문화산업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보여줬다.

이 시기에 비약적으로 늘어난 문화산업예산은 생산기반 시설확충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춰 집행되는 등 문화산업 육성의 기반 조성에 집중적으로 쓰였다. 우리나라 문화산업은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장의 궤도에 올라설 수 있었다는 평이다.



이후 문화산업 예산은 2001년에 1474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2002년에는 다시 1985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다소간의 기복을 보였다. 이같은 추세는 최근까지 이어져 2003년에 1890억원, 2004년에 1725억원으로 하향세를 그렸으나 올해는 또 다시 1911억원으로 증가, 문화부 내에서 문화산업의 위상이 다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 문화산업 예산 변화 추이 <단위 억원>

연도 정부예산 총액 문화부 예산 문화산업국 예산

예산총액 정부예산대비 점유율 예산총액 문화부 예산 대비 점유율

1994 476,262 3,012 0.63% 54 1.8%

1995 567,173 3,838 0.68% 152 4.0%

1996 629,626 4,591 0.73% 189 4.1%

1997 714,006 6,531 0.91% 132 2.0%

1998 807,629 7,574 0.94% 168 2.2%

1999 884,850 8,563 0.97% 1,000 11.7%

2000 949,199 11,707 1.23% 1,787 15.3%

2001 1,060,963 12,431 1.17% 1,474 11.9%

2002 1,161,198 13,985 1.20% 1,958 14.0%

2003 1,181,323 14,864 1.26% 1,890 12.7%

2004 1,183,560 15,675 1.32% 1,725 11.0%

2005 1,343,704 15,856 1.18% 1,911 12.1%

# 문화산업 위상은 장관이 좌우

그런데, 이같은 문화산업 예산의 변화 추세를 살펴보면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바로 예산을 책정할 당시의 장관이 누구였느냐에 따라 문화산업 예산이 기복을 보였다는 점이다. 물론 문화산업에 대한 문화부 장관의 시각과 관심이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장관이 얼마만큼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었느냐에 따라 문화산업의 위상이 크게 달라져 온 배경이 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99년∼2000년 사이에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신낙균 장관과 박지원 장관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시기에 문화산업 예산이 비약적인 증가를 보인데는 당시 정치권 출신으로 문화부 수장을 맡은 이들 장관의 역할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문화예산 1% 확보’라는 성과는 이들 두 장관의 정치적 영향력 없이는 쉽게 일구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실제로 역대 문화부 장관 가운데 가장 큰 정치력을 보인 인물로 평가되는 박지원 장관은 문화부 예산의 15.3%를 문화산업에 투입할 정도로 문화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또 2001년도에 문화부 장관을 지낸 김한길 장관의 경우는 정치적 영향력은 있었으나 문화산업보다는 순수예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관계로 문화산업 예산이 다소 줄어들었다. 그 뒤를 이어 문화부 장관으로 취임한 남궁진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족과도 같은 역할을 해온 정치인이었다.

임기 1년을 못다 채우고 당을 위해 지역구 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하느라 장관직을 떠났지만 막강한 정치력을 발휘해 줄어든 문화산업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인 1958억원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뒤를 이어 7개월간 장관직을 수행한 김성재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문화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교수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문화산업 예산을 삭감당하고 말았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파격적으로 기용된 이창동 전 장관의 경우는 산업보다는 예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장관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이창동 전 장관은 정치적 영향력이 거의 없는 영화감독 출신이라 문화산업 예산이 더욱 줄어드는 것을 막지 못했다.

뒤늦게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는 했지만 당초 예정보다 일찍 장관직을 물러나는 바람에 문화산업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견해가 많다. 당시 문화산업 예산은 99년 이래 최저 수준인 11.0%에 머물렀다.

이처럼 기복을 겪어온 문화산업의 위상은 노무현 정부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명인 정동채 장관이 문화부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또다른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문화산업 예산도 1911억원으로 다시 크게 늘어났고 다양한 문화산업 정책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 정동채 장관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같은 장관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가장 큰 배경이다.

<표> 94년 이후 역대 장관 연혁

장관 재임 기간

31대 이민섭 1993. 02. 26 ~ 1994. 12. 23

32대 주돈식 1994. 12. 24 ~ 1995. 12. 20

33대 김영수 1995. 12. 21 ~ 1997. 03. 05

34대 송태호 1997. 03. 06 ~ 1998. 03. 02

35대 신낙균 1998. 03. 03 ~ 1999. 05. 23

36대 박지원 1999. 05. 23 ~ 2000. 09. 19

37대 김한길 2000. 09. 20 ~ 2001. 09. 18

38대 남궁진 2001. 09. 19 ~ 2002. 07. 10

39대 김성재 2002. 07. 11 ~ 2003. 02. 26

40대 이창동 2003. 02. 27 ~ 2004. 06. 30

41대 정동채 2004. 07. 01 ∼‘2004 문화산업백서’에는 ‘2004 문화산업통계’ 조사를 인용해 지난 2003년말 출판·만화·음악·게임·영화·애니메이션·방송·광고·캐릭터·인터넷 및 모바일 콘텐츠 등 10개 부문의 국내 문화산업 시장이 매출규모 기준으로 총 44조1955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명시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매출 규모를 보인 부문은 출판 시장으로 15조5211억원에 달했고, 그 다음으로는 방송과 광고 시장이 각각 7조원 규모를 형성했다. 캐릭터 시장은 그 뒤를 이어 4조8000억원 규모를 보였다.

게임부문 매출은 3조9387억원으로 3조4026억원이던 2002년 대비 15%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시장은 PC와 아케이드게임이 갈수록 침체되고 있지만 온라인게임,모바일게임,비디오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다 온라인게임 성장에 따른 PC방 성장 및 보갑유통업소의 출현 등으로 시장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산업 수출은 총 6억3065만달러가 이루어진 가운데 산업별로는 게임이 전체의 28.7%인 1억8154만달러로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임을 증명했다. 게임에 이어서는 캐릭터거 1억1631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고, 출판과 애니메이션이 각각 1억4964만달러와 7617만달러로 3,4위에 올랐다. 영화 수출은 3097만달러에 불과했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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