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띠를 둘러라’.
디지털TV가 ‘검은띠’를 두르기 시작했다. 패션에도 유행이 있듯, 대표적인 정보가전 상품 TV에도 유행이 있다. TV 사이즈가 대형화되는 요즘 들어서는 화면 옆에 검정색으로 테를 두르는 것이 유행이다. TV화면이 크게 보여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니 베가TV를 비롯해 삼성·LG·대우·디보스·현대이미지퀘스트의 디지털TV 등 대부분 제품에서 검은색 테두리는 흔히 눈에 띈다. LG전자의 경우 2∼3년 전부터 TV 일부 모델에 검은색 테두리를 두르기 시작했으며, 현대이미지퀘스트도 작년 12월 전자랜드 판매 모델부터 이 방식을 채용했다.
PDP·LCD TV 초창기인 1995∼1999년만 해도 디스플레이 액정과 실버톤 알루미늄 재질의 금형 사이에 별 이음새 없이 처리됐다. TV가 대형화되면서 업체들은 앞다투어 금속 및 프라스틱 재질과 화면사이에 검은색으로 1∼2인치가량 검은 테두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유는 시각적 효과. 검정색 화면과 금형의 경계를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화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화면을 커보이게 만들어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이려는 고도의 마케팅 전술이 녹아 있다.
LG전자 심재진 상무는 “극장의 경우 스크린과 배경 모두 하얀색으로 경계가 불분명하다”며 “TV에도 이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특히 무채색인 검정색은 화려한 TV화면을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시야를 집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브라운관과 동일한 검정색으로 주위를 처리함으로써 TV를 꺼놓은 상태에서도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광택효과를 낸 TV도 유행이다. 2000년을 전후해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기존 제품에 광택제를 입힌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역력해 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소비자들이 야해졌다”며 “10년 주기로 디자인을 바꾸다가 최근에는 수개월 마다 TV디자인이 바꾸고 있다”며 소비자 선호에 맞는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루미늄 재질의 실버톤, 나무문양, 반광·무광의 형태로 TV에도 중요한 디자인 변천이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유형의 디자인이 선보일지 모르지만 TV의 사소한 부분조차도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투시도”임을 강조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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