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아메리카모빌과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라틴아메리카 이동통신시장의 맹주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을 벌인다. 세계 이통통신사업자들은 물론 이 지역 시장을 집중 육성하는 한국 등 세계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벌써부터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메리카모빌은 올초 텔레포니카가 미국 벨사우스의 중남미 이동통신사업을 인수하자 적극 대응키 위해 홍콩 허치슨텔레콤 그룹으로부터 파라과이 이동통신사업을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수 가격을 밝히지 않았지만 올 3분기 중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나아가 텔레포니카의 텃밭인 스페인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회사는 한동안 떠돈 스페인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아우나 인수설을 일축하는 대신 스페인정부가 추진중인 10M㎒ 대역의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카모빌의 이같은 공세는 텔레포니카의 중남미 시장 약진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텔레포니카는 올초 중남미 10개국에서 1310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이동통신사업을 벌여온 벨사우스 산하 모비컴을 인수해 중남미 터줏대감인 아메리카모빌을 2위로 밀어냈다. 브라질,아르헨티나,페루,칠레 등 주요 국가에선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이 회사의 중남미 가입자 수는 5650만으로 6630만인 아메리카모빌에 100만 정도 적지만 아메리카모빌의 아성인 멕시코에서의 가입자 격차 2400만을 빼면 사실상 중남미 1위 이동통신사업자로 등극한 셈이다.
이 회사는 멕시코에서도 지난 1분기에 중남미에선 가장 많은 42만 이상의 순증 가입자를 끌어모아 600만에 가까운 가입자를 확보, 아메리카모빌의 신경을 잔뜩 건들였다. 더욱이 아메리카모빌이 진출하지 않은 페루,칠레,베네수엘라,파나마에도 진출했다.
아메리카모빌의 이번 파라과이 진출도 텔레포니카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지역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주파수 경매 참여를 통해 페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엔 니카라과 제1사업자인 에니텔과 엘살바도르의 CTE를 인수했다. 이 회사의 소유주인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최근 미국 MCI의 주식을 버라이즌에 매각한 것도 중남미 지역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로 보는 시각도 있다.
4억2100만의 인구로 잠재력이 큰 중남미 이동통신 시장을 잡기 위한 두 회사의 불꽃튀는 경쟁은 올해 세계 이동통신업계의 뜨거운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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