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최근 통합리그를 개최하기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로써 양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면서 무산 또는 파행 운영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냈던 ‘스타리그’ 단체전 경기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사실 최근 들어 통합리그 논의가 협회의 무리수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올들어 최고조에 달한 e스포츠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e스포츠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보다 발전된 형태로 만들어 보자고 출범한 제2기 e스포츠협회가 그 첫 사업으로 시도한 통합리그가 도리어 e스포츠를 퇴보시키는 역기능을 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할 판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양 방송사가 자발적으로 통합리그 안을 만들어 협회에 제출함으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한 것이다. 이같은 합의는 특히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측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폭적인 양보를 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안겨준다.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양사 모두가 사태해결을 위해 엄청난 고민을 해온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를테면 그동안 통합리그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온 방송과 관련된 부분을 2개군의 게임단으로 나눠 각각 블루리그와 레드리그로 진행하고 이를 양방송사가 하나씩 맡기로 함으로써 깨끗이 이를 해결했다.
하지만 이번 통합리그를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제2기 e스포츠협회측은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없지않다. 이번 통합리그 논란의 발단이 협회의 무사안일한 태도에서 비롯된 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통합리그는 협회 차원에서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통합건은 한 방송사가 수년간 지속해온 대회를 양방송사가 공유할 것을 강요하는 형태로 강제된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야말로 협회에서는 손 안대고 코를 풀려고 한 셈이다. 오랜 기간 공들여 키워 온 것을 그냥 내노라 하면 그 누가 반발하지 않겠는가. 한 방송사의 반발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대통합을 이뤄낸 방송사의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결단이 더욱 값지고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협회가 거듭나는 단체로 자리매김 해주기를 바라며 통합리그의 출범에 합의한 방송사들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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