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鐵보다 단단한 액체금속 개발

 철강재보다 2∼3배 단단하면서도 끊어지는 성질을 보완한 구리나노 성분의 비정질합금(일명 액체금속)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5일 에릭 플러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은 이재철 고려대 교수 연구팀, 이병주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새로운 고강도 고연성 비정질 나노복합재료’를 개발하고 국내외에 원천특허를 출원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비정질 나노 신소재는 △철강재료의 2∼3배에 달하는 강도가 있고 △기존 비정질재료에 비해 300% 이상 질기며 △힘을 가하면 다른 형태로 변하는 소성변형이 높다. 연구팀은 신소재의 이 같은 특성을 살려 초소형정밀부품(MEMS), 차세대정보통신기기, 국방산업 등 첨단 제품을 가공하는 소재로 응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개발된 복합재료는 구리나노에 녹는점이 3000℃ 이상인 텅스텐이나 탄탈륨(Ta)을 혼합시킨 것으로 힘을 가했을 때 휘는 대신 잘 끊어지는 성질(취성)을 보이는 비정질재료의 단점을 크게 보완했다.

 플러리 박사팀의 연구성과는 우리나라와 미국 등 국내외 원천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Applied Physics Letter)’, ‘액타 머터리얼리어(Acta Materialia)’ 등 약 15여 편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플러리 박사팀은 이 비정질 나노 신소재를 골프채 등 스포츠산업이나 휴대폰, PDA, 자동차, 항공우주부품 등 고부가가치산업에 응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용어설명/비정질합금(Amorphous Alloy)

 비정질 합금은 액체처럼 불규칙한(비정질) 원자구조를 지닌 합금(amorphous alloy)으로 액체금속으로도 불리운다. 비정질 합금은 분자단위까지 관찰해도 결정구조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금속소재보다 단단하지만 가공성이 떨어져 과거에는 분말이나 얇은 리본형태로만 제품 가공이 가능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적당한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처럼 자유자재로 형태를 만드는 비정질 합금 제조법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산업용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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