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 Come True]오렘

새내기 게임업체 오렘(대표 이종명)은 인터넷업계에선 이미 ‘트렌드 메이커’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취화선’ 홈페이지로 칸느 라이온스 국제 광고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영화 인터넷 프로모션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하루 게시글이 3만건을 돌파해 게임보다 더 유명해진 온라인게임 ‘A3’의 홈페이지도 이들의 손을 통해 탄생했다.

그러나 이들이 진정한 게임개발사의 꿈을 이루는 데는 9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다. 이왕 만들려면 ‘뉴 트렌드’를 창조해야 한다는 각오와 목표 때문이었다.

다음달 초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들어가는 ‘루니아전기’는 바로 ‘9년 담금질’의 결실이다. MMORPG와 아케이드 게임을 결합한 이 게임은 첫번째 모토가 차별화다. 비슷비슷한 MMORPG가 넘쳐나는 시장환경을 확 바꿔보자는 것이다.

# ‘버파 마니아들’ 의기투합

오렘은 지난 2000년 법인이 설립됐다. 하지만 초기 맴버들이 뭉친 것은 9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앞 봉천동 전자오락실을 전전하던 대학생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다소 황당한 아이디어를 내고 밀어붙이면서 오렘의 전신이 탄생했다.

당시 ‘버추얼파이터’ 마니아이던 이들은 텍스트 위주의 온라인게임(MUD)을 그래픽(MUG)으로 바꿔보자는 기획을 냈고, 내친김에 개발까지 착수했다. 나우누리 게임동호회 ‘모뎀플레이’에 올린 ‘둠’ ‘워크래프트’ 등의 맵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서 이들은 더욱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자신감도 잠시. 국내 최초의 온라인 그래픽게임 ‘바람의 나라’가 출시됐고, 온라인 그래픽게임 개발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던 그들의 꿈도 수포로 돌아갔다.

“ ‘바람의 나라’의 등장은 하나의 충격이었죠. 당시 우리들은 겨우 게임개발에 눈을 뜬 상태였거든요. 실력을 키워야한다는 생각이 절실했어요. 당장 먹고 살 아이템도 필요했어요.”

이종명 사장은 당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웹 에이전시였고, 결국 홈페이지 제작사업은 오렘이 게임개발사의 꿈을 향해 진군하는 ‘캐쉬카우’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 ‘트렌드 메이커’로 활약

오렘의 기업문화는 한마디로 자유롭다. 오전 9시부터 30분간 갖는 ‘펀 브레이크(fun break)’는 다른 회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다. 음악을 틀어놓고 전 직원이 커피와 도너츠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모습이 회사가 아니라 대학 동아리를 연상케 한다.

이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회에서 인정 받자’는 회사 설립취지 때문이기도 하다. 캐치프레이즈도 ‘FUN & WISE’. 즐기면서 새로운 가치와 유행을 창조하자는 것이다.

이같은 기업문화는 영화 홈페이지의 유행을 바꿔놓은 ‘비천무’ ‘취화선’ 등의 이색 홈페이지 제작으로 이어졌고, 한 때 신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인터넷 개인방송 ‘끼리’ 서비스를 낳았다. 디자인에 관한한 문외한이던 웹 개발자는 어느새 한국에서 손꼽히는 디자이너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온라인게임 개발에 맞춰졌다. 그동안 웹 에이전시로 활약하며 간단한 웹 보드게임과 모바일게임 개발을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SK텔레콤 WAP게임에서 2위까지 차지한 ‘그리스이야기’를 비롯해 처음으로 음성 더빙한 ‘맞고’ 등 실험작 치고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임들이 이렇게 탄생했다.

5월3일 1차 클베를 시작하는 ‘루니아전기’가 이전 MMORPG와 완전히 차별화를 선언한 것도 이같은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 9년간 게임 마니아 그룹에서 게임 개발사로 변신해온 오렘은 넥슨과 같은 게임개발사를 꿈꾼다. 9년전 넥슨의 ‘바람의 나라’보다 먼저 온라인 머그게임을 선보였다면 이미 그 꿈은 달성했을 지 모른다.

“게임사업부의 별칭이 ‘세계정복공작단’이에요.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것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고 봐요. 차세대 온라인게임의 진면목을 ‘루니아전기’를 통해 유감없이 보여주겠어요.” 이 사장은 9년 만의 도전이 이제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루니아전기’는 어떤 게임인가.

▲한마디로 ‘아케이드 RPG’다. 기존 MMORPG에서 추구해온 지루한 사냥은 이 게임에서는 없다. 처음 접속하자 마자 아케이드 게임처럼 스테이지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여러사람이 스테이지를 함께 돌파하면서 레벨업이 가능하다. 기존 MMORPG처럼 무사, 마법사 등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캐릭터를 육성해야 하지만 직관적인 플레이 방식이라 MMORPG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유저들도 얼마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 ‘갯앰프드’를 한꺼번에 즐기는 것 같은 재미가 이 게임 속에 숨어있다.

-맨파워가 특이하다.

▲종로학원 재수시절부터 전자오락실을 전전하던 친구들과 대학 선후배들이 주축이 됐다. 일단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면 누구나 오케이다. 한 때 서울대 앞 전자오락실에서 ‘버추얼파이터’ 챔피언에 도전했던 서울대생과 원정왔던 타교생들이 초기 맴버인 것도 이같은 이유다. 그래서 서울대 법대, 필란드 출신 등 독특한 이력의 개발자들도 여러명 있다.

-회사의 비전은.

▲최고의 디지털 미디어기업이 되는 것이다. 온라인게임도 결국 디지털 미디어다. 유선뿐 만 아니라 무선인터넷 환경에서도 뉴 트렌드를 창출하겠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p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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