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재도약을 꿈꾼다](4)맞춤형 e비즈니스 인력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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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변화에 맞춰 커리큘럼을 바꿔도 1년이 채 안 돼 낡은 것이 되기 때문에 최신 e비즈니스 내용을 실제 교육과정에 담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산업현장과 괴리감이 존재하고 있어 취업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지역 4년제 대학 전자상거래학과의 A교수는 수요자(기업)가 원하는 맞춤형 인력 양성의 어려움을 이같이 토로한다. 대학의 특성상 실무 교육에만 치중하기 힘들고 지원체계도 부실하기 때문에 e비즈니스 현장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가 쉽지않다는 설명이다.

 e비즈니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산업현장과 교육현장간의 괴리감은 여전해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그동안 e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전국 대학 및 대학원에 우후죽순격으로 e비즈니스 관련 학과가 개설됐지만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확대’를 이루진 못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한 교육 시설 증설을 넘어 실제 e비즈니스 산업계가 요구하는 맞춤형 e비즈니스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교육기반 확산=지난 수년 사이 e비즈니스가 산업 전분야에 걸쳐 도입되면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대학과 대학원의 e비즈니스 학과 개설 작업도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 99년 극동대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전자상거래학과를 개설한 이래 지난 2003년 50여개 대학에 개설·운영됐던 e비즈니스 관련 학과는 2004학년도 기준으로 전자상거래 계열 53개, e비즈니스 계열 30개 등 총 83개 대학 및 대학원에서 운영중이다. 특히 수도권뿐 아니라 제주·강원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 대학에서 e비즈니스 학과가 개설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교육효과 의문=하지만 이같은 인력 양성기반 확충에도 불구하고 e비즈니스 교육시설의 효용성이 의구심을 낳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자거래진흥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력 수요자인 산업계는 △실무 투입 전 재교육 필요 △전문성 및 전문지식 부족 △학교 교육과 실무의 괴리 등을 현 e비즈니스 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 교육이 e비즈니스의 빠른 변화속도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대학별로 산학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재정지원 부족 △산학간 의사소통 부재 등으로 인해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e비즈니스의 경우 짧은 역사로 인해 아직 산학 프로그램이 도입단계이다 보니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기 보다는 교수 개개인의 ‘역량’에 좌우되는 형국이어서 대학별로 편차가 심하다.

 ◇수요자에 초점 맞춰야=이러한 산업현장과 교육현장의 괴리감을 좁히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을 최대한 반영한 대학 교과과정 개선 △산학 연계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이 선행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산업체가 필요로하는 업무능력을 갖춘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극동대 전자상거래학과 장기진 교수는 “맞춤형 e비즈니스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산업계와 연결 고리가 약한 대학들도 산학 협력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단일화된 지원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일부 대학이 산업현장 출신의 강사 초빙을 추진하고 전자거래진흥원 같은 유관기관이 산학연계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거래진흥원의 경우 보다 심층적인 산학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e비즈 대학(원) 지원사업’의 기한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시행키로 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기고: e비즈니스 인력양성의 문제점과 필요성

-문형남 숙명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ebiztop@sookmyung.ac.kr

 한국의 e비즈니스가 재도약하는데 있어 전문인력 양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e비즈니스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산업자원부 전자상거래과가 출범한 지 5년을 맞아 e비즈니스 인력양성에 대해서는 산학연관 및 일반인 등 관계자 모두가 획기적인 사고 전환을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e비즈니스 인력과 관련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해마다 e비즈니스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반면 기업에서는 전문인력을 채용하고자 하는데, 쓸 만한 인력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또한 e비즈니스가 유행처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가 열기가 식어 몇 년 전부터 대학과 대학원의 지원자가 줄고 있다. 대학들은 경쟁적으로 학부와 대학원에 e비즈니스전공을 만들었으며, 지원자가 줄어들자 전공을 없애버린 학교도 있다. 백년대계를 지향해야 할 교육정책이 냄비증시를 연상케 한다.

 정부의 e비즈니스 인력양성 정책도 문제다. 대학에 e비즈니스관련 학과가 생긴 것은 대략 5∼6년전부터다. e비즈니스는 다른 어느 학문보다도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학과 정부의 교육 관련 정책도 2∼3년에 한 번 정도씩 그동안 2번 정도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야 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대학들은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 초기에는 e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제너럴리스트를 양산하다가 어느 정도 확산하면 세분화되고 특성화된 전문인력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정부와 학교는 정책 전환의 기회를 놓쳤다. 산자부가 e비즈니스 인력양성을 위해 대학과 대학원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실적이 없고 전공이 만들어지지도 않은 곳에 지원을 하는 등 대상 선정과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또한 지원을 받은 각 대학들도 별다른 특성화를 하지 못했다.

 정부와 대학의 e비즈니스 교육 정책이 표류하고 있는 동안 선진국의 e비즈니스교육은 한참 앞서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e비즈니스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e비즈니스 준비도 등 내용면에서는 아직 선진국과 격차가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 2월 미국의 대학과 전문교육기관에서 e비즈니스 관련 교육을 받았다. 매우 세분화되고 전문화됐으며 실무와 밀접한 교육을 받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한국의 e비즈니스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들이 e비즈니스 교육에 대해 재점검을 하고, 교육과정과 지원정책 등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의 e비즈니스 및 정보화 인력 양성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산하 기관 및 협회 등을 통해 e비즈니스 및 기업 정보화 인력 양성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전자거래진흥원(원장 김종희 http://www.kiec.or.kr ).

 e비즈니스 인력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은 △e비즈니스 전문과정 교육체계 수립 및 교재 개발 △e비즈니스 전문 인력양성 △인력양성정책 연구조사 △산학연계 및 유관사업 연계를 통한 사업성과 확산 등 센터명에 걸맞게 다양한 사업을 전개중이다.

 e비즈니스 전문 인력양성은 산업 트렌드를 반영한다는 계획하에 유비쿼터스, e비즈니스, 인터넷쇼핑몰 등 크게 3 분류별 9개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전자거래진흥원은 인력개발센터를 통한 인력양성 이외에 e비즈니스 대학(원) 지원사업, e비즈니스 대학(원) 교육지원단, e비즈니스 교육인증제도 등을 시행중이다.

 e비즈니스 대학 교육지원단은 e비즈니스 최고경영자 및 최고정보책임자 등이 대학에서 실무 중심으로 강의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원장 양해진 http://www.kimi.or.kr)은 중소기업의 정보화 교육이 초점. 정보화 산학연계 교육과 정보화 현장방문 교육 등 2가지가 주요 인력양성 사업이다. 정보화 산학연계 교육은 현장에서 요구하는 교육을 해 중소기업 재직자의 정보기술 활용 능력을 높이는 것. 현장방문 교육은 집합교육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펼치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은 전자거래진흥원과 유사한 교육기관인 디지털경영센터를 지난 2003년 6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정보화 및 혁신 전문인력 교육기구로 중소기업의 정보화 및 경영혁신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과정 개발, 중소기업 대상 교육상담 및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 http://www.korcham.net) 정보화사업팀에서도 대학 재학생을 기업정보화 일꾼으로 양성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름하여 ‘IT화 산학 협업지원 사업’. 대학생들이 기업 실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SW교육 및 현장실습을 병행하는 것으로 이들은 이 과정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들이 자립적으로 정보화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요사업으로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과정 지원 △대학-IT화 콜센터 산학협력 협약 체결 △IT화 산학 인력양성 교육 △IT화 산학 협업지원 등이다.

 한국전자거래협회(회장 서정욱 http://www.ebiznet.or.kr)도 직접적인 인력양성은 아니지만 e비즈니스 분야 산업별인적자원개발협의체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2만달러 시대 도약을 위한 인적자원개발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결성된 것으로 민간주도 및 수요자 중심의 산업인력 양성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력의 양적·질적 수급 현황 분석 및 전망, 교육기관과 협력을 통한 특수적 교육 훈련 체계 효율화, 직무표준의 개발·관리 및 각종 자격기준 제·개정 등을 전개한다.

 협회 황병우 전자상거래사업부장은 “그동안 지적돼온 인력양성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협의체가 발족했다”며 “e비즈니스 인력수급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e비즈니스 교육 기반이 빠르게 확충되고 있지만 실제 산업현장에 필요한 맞춤형 인력 양성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사진은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자거래진흥원 e비즈니스인력개발센터가 진행하는 e비즈니스 실무 교육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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