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계, 경기 둔화 뚜렷·흑자 폭 줄어

 소니가 2년만에 최악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27일 일본 전자업계 2004 회계연도(2004.4∼2005.3) 최종 실적을 집계한 결과 소니가 전체 실적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4분기(1∼3월)에 대폭 적자를 기록하며 향후 전망을 어둡게 했다. 반면 샤프, 마쓰시타전기산업, 캐논 등은 사상 최대의 흑자 기조를 이어가 사실상 일본 전자업계의 간판기업으로 새롭게 부상했다.

◇소니, 비록 흑자는 냈지만=소니는 4분기(1∼3월)에 565억엔(5억3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2년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고 27일 밝혔다. 소니는 4분기 순손실이 565억엔, 주당 59.4엔으로 집계돼 작년 동기 382억엔, 주당 41.23엔에서 적자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치(블룸버그 통신 기준)인 703억엔보다는 적자 폭이 작았다.

회사 측은 평판TV와 MP3 플레이어의 가격 하락이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롭 셀라 에버딘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소니가 수많은 약속들을 했지만 결국 진짜 이익을 창출하는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전체 매출은 2003년 대비 5% 줄어든 7조1596억엔, 순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85% 증가한 1638억엔을 기록했다. 소니는 이날 오는 6월 발족하는 신경영체제에서 전 이사진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새 이사진에는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 내정자, 추바치 료지 사장 내정자, 이하라 가츠미 부사장 내정자가 포함됐다.

◇샤프·마쓰시타, 일본 전자업계 얼굴로 등장=샤프와 마쓰시타는 주력 분야에서 호조를 보이며 디지털 경기 하강 우려를 불식시켰다. 샤프는 LCD TV 판매가 수익 확대를 견인했고 중소형 LCD 패널에서도 호조를 보였다. LCD 사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28일 실적을 발표하는 마쓰시타는 ‘순이익 1조원’이 확실시된다. 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2배나 늘었다. 구조조정 효과와 PDP TV, 디지털 가전 판매 호조가 배경이다. 이로서 마쓰시타는 지난 2002년 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적자에서 불과 2년 만에 회생하는 경영 신화를 창출했다.

◇디지털 경기, 더 이상 장밋빛 아니다=산요전기가 1371억엔 적자, 파이어니어가 87억엔 적자로 반전했다. 이는 같은 디지털 가전사업에서도 시장 지배력에 따라 명암을 달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 우려감과 함께 선두업체 만이 살아남는 체제로의 개편이 예고된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