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리더스포럼은 26일 이명박 서울시장을 초청, ‘세계 일류를 향한 도전과 비전’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이 시장은 시종일관 자신있는 모습으로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 체계 개편에서부터 서울을 문화 허브 도시로 만들기 위한 청사진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비전과 도전을 역설했다. 특히 ‘기업가정신’을 토대로 공직사회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IT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서울을 문화허브로 만들기 위한 집적단지 조성, 외국 기업 유치전략 등에 자신감을 보였다. 포럼에 참석한 IT인들은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이 시장의 구체적 복안과 유비쿼터스 비전 등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강연내용을 정리했다.
◇“서울시 개혁은 IT가 원동력”=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 ‘불도저식’ 개혁으로 비춰진 사례의 이면을 소개하며 “IT(정보기술)가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계천 복원과 교통체계 개편은 시장으로서 꼭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이 시장에게 처음 올라온 보고는 ‘절차를 밟아 청계천을 복원하려면 4년 6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보고를 들으면서 속으로 1년 반이면 완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IT시대가 왔기 때문에 기술을 적용하면 기간을 3분의 1 이상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교통체계 개편시에도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6개월동안 차량의 흐름을 예측했다”며 “IT기술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IT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 이 시장은 교통체계에 도입된 IT기술과 실제 소비지향적인 IT문화를 비교해 그의 ‘IT관’을 드러냈다. 그는 교통체계를 개편하며 BMS(버스매니지먼트시스템)를 통해 버스간 운행간격이 조정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동인구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버스가 지하철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대중교통 철학을 현실화한 까닭은 “그 밑바닥에 IT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청계천과 교통사업은 바로 IT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지하 하수·가스 배관도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정의 전자정부화도 서울시가 1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지향적인 IT문화에는 경종을 올렸다. 그는 “인터넷, 휴대폰 보급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지하철의 학생들을 보면 아침부터 문자를 보내고 난리인데, 그걸 선진문화라고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에 익숙지 않고,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사람들에 변화를 알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광주묘역 파안대소’ 논란을 떠올리면서는 “웃지도 마음대로 못하겠더라. 인터넷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청계천, 대중교통, 다음은 ‘문화’”= 이 시장은 청계천, 대중교통 개혁 다음의 과제는 ‘문화’라고 공언했다. 서울시를 1류 문화도시로 만드는 일을 과제로 삼은 것. 그는 “반도체 시장 규모가 3300억 달러인데, 게임산업은 3800억 달러를 예측한다”며 “문화콘텐츠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문화의식을 높이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뒤 서울의 모습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59개 대학 IT분야에 매년 1000억원을 투입하고 마곡지역에는 100만 평 부지에 IT산업단지를 구축, 상암지역과 함께 세계적인 기업을 진입하도록 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들섬, 한남동, 남산 한옥마을 등에 문화공연장을 만들고, 상암동에 애니메이션 기술회사나 권위있는 대학을 입주, 애니메이션 공연장을 만드는 등의 서울을 문화 허브로 만드는 산업적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변화가 발전 이끌 것”= 그는 시장 취임후 공무원을 개혁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삼아 손발을 맞췄지만 업계와 이해관계가 얽힌 교통국 250명을 모두 다른 부서로 보내는 파격적인 조치도 취했다. 강력한 추진력을 위해서라면 과감한 변화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노조의 입김이 센 서울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오디션을 받도록 한 것이나 버스회사 소유의 버스노선을 사회주의식으로 다 국유화해 배분한 것도 같은 맥락. 이 시장은 “항상 기업인으로서 기업가정신, 기업마인드를 최우선시하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이시장의 `문화도시 서울` 청사진은?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 시장은 이날 강연에서 “10년 뒤인 2015년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시장이 밝힌 구상의 핵심은 문화였다. 그는 “서울을 문화 허브로 만드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먼저 노들섬, 남산한옥마을, 한남동 등에 오페라, 전통문화, 대중문화 공연장을 각각 만들어 시민의 문화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국내 문화소비수준을 높이고 외국인의 문화 소비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 이 시장은 “유흥중심의 관광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암동·마곡의 디지털산업집적단지에 국내외 문화산업체와 외국대학를 유치하고 IT분야 59개 대학에 매년 1000억원을 지원해 산업, 과학 R&D 인력 양성을 주도해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0년 이후 문화 콘텐츠 산업중심지로서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이끌 수 있도록 서울의 체질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 “대학에 매년 1000억원씩 투입하면 여러 분야에 대한민국 문화중 (대표적인 것이) 한 두개 나오지 않겠나”며 장기적 구상을 전했다.
그는 “서울을 물류·금융 허브로 만든다고 하는데 자칫하면 구호에 그칠 수 있다. AIG같은 경우도 우리와 금융센터를 만든다고 하지만 상해와도 비밀계약을 했다”며 “하지만 문화의 허브는 보다 쉽게 될 수 있다고 본다. 문화단지를 만들고 문화에 대한 국민의식을 바꿔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 차원이 아닌 국가차원의 계획에 대해서는 “뚜렷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고, 해야할 일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미리 얘기하면 안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시장에 대해 포럼 참석자들은 △신기술 교통체계 도입 △한강 활용 계획 △유비쿼터스 비전 등에 관심을 보였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이명박 서울시장 일문일답
이명박 서울시장은 전자신문과의 별도 인터뷰를 통해 전자정부사업 추진 뿐만 아니라 IT를 통한 정보격차 해소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 내 산학연 대학 지원의 구체적인 목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변화 속에서 서울은 새로운 기술과 일자리를 만드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에서 만들어진 기술이 지방으로 이전돼 팔릴 때 우리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따라서 서울을 미래전략산업의 R&D 중심도시로 만들어 부단한 신기술과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할 것이다. 또 젊은 인력의 창의성이 자유롭게 발현될 여건을 만들겠다.
-지원 분야는? 중앙정부와의 차별성은?
▲대학은 미래 서울시를 먹여살릴 IT, BT, NT 등 미래전략산업의 과학기술보고다. 서울이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키워야 하며 특히 금융, 디지털콘텐츠, IT·BT·NT, 패션 등 친환경적이고 서울의 우수한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특히 패션이나 애니메이션처럼 고용효과가 큰 산업에 대해선 긴밀한 산학협력을 통해 취업을 유도하거나 서울시·대학의 창업센터를 네트워크화해 창업을 활성화할 것이다.
- IT로 인한 업무 효율화 등을 강조하셨습니다. 하지만 IT로 인한 정보 불평등 문제에 대한 언급은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의 따뜻한 IT를 만들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서울시는 시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한 행정정보서비스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시민중심의 전자정부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서울시 정보고속도로(e-Seoul Net)을 활용하여 주민자치센터, 복지시설 등에 무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서울시 변신의 양날개 `IT·문화`
서울시는 변화 중이다. 서울시 사상 가장 큰 역사로 불리는 청계천 복원 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있다. 도입 초기 논란을 겪었던 교통체계 혁신도 지금은 정착 단계라는 평가다. 시청 앞과 남대문에 광장을 만드는 일이나 광화문 네거리에 횡단보도를 설치한 일이나 남산공원에 차량 출입을 금지한 일이나 서울에 오래 살아본 사람이라면 바뀐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명박 시장은 25일 IT리더스포럼에서 “세상이 변화한 만큼 변한다면 변한 것이 아니다. 반발 더 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서울시의 놀라운 변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울시 변화의 핵심에는 ‘IT와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는 IT기술을 적극 활용, 효율성을 높여 과거 5년 이상 걸릴 일을 1∼2년으로 단축하고 시민에 문화 마인드를 고양, 진정한 선진시민으로 거듭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의 실질적 변화는 밖으로 보이는 것보다 크다. 서울시는 지난 2003년 UN에서 실시한 세계 100 대도시 전자정부 평가에서 최우수도시에 선정됐다. 러시아 모스크바시는 서울시 전자정부 모델을 도입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전자정부 적극 활용= 올해 서울시는 시 정보화기획단을 통해 전자정부서비스 시민이용 활성화하고 통합정보자원의 안정화·고도화를 위한 2단계 로드맵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올해가 전자정부 사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시 안에서도 각 구청별로 정보격차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정보 공유와 활용을 위해 인터넷방송, 시군구행정정보시스템, 정보보호 등 15개 분야별 소그룹 네트워크를 구성해 자치구별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DMC는 ‘콘텐츠와 중소기업’ 우선= 서울시는 현재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상암동 시유지에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건립 중이다. 여기에 중소기업중앙회와 공동으로 공동 중소기업 전시장, 컨벤션센터, 디지털컨텐츠 산업 지원 시설을 우선적으로 건설한다. 상암동에 애니메이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각 기업의 R&D센터와 인력양성기관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서울시 문화 업그레이드=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시향을 세계적인 연주단으로 키우기 재단법인으로 개편하고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씨를 삼고초려 끝에 지휘자로 초빙했다. 부지휘자도 세계 수준의 외국인 연주자를 초빙할 생각이다. 서울시향은 그동안 오디션이 없었으나 올해부터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선발, 평균 6.5: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 시장은 “앞으로 서울시향의 연주를 보려면 일 년 전에 예약을 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려 전체 서울시의 문화 수준을 한단계 올리겠다”고 말했다. 청계천에 세계적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등 서울을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키우려는 이명박 시장의 욕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이모저모
○ ...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명박 시장은 대권 행보를 의식한 듯 ‘국가적 비전’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국가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밝히는게 적절치 않지만 뚜렷한 국가관을 갖고 있으며 해야할 일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해 대권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시장은 “한국을 물류, 금융의 허브가 된다고 하는데 자칫하면 구호에 그친다”라며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이 힘을 합쳐 물류·금융의 중심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화의 허브는 쉽게 될 수 있다고 본다”라며 “대중문화, 전통문화를 조화롭게 즐길 수 있게 해야한다“고 평소 문화산업 양성론도 펼쳤다.
○ ...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IT리더스포럼 회원의 관심을 반영한 듯, 이날 포럼에는 평소보다 1.5배 많은 회원이 조찬 강연회에 참석. 포럼 회원이 아닌 인사도 참석해 ‘세계 일류를 향한 도전과 비전’이라는 주제의 이명박 시장의 강연을 경청했다. 이명박 시장은 IT리더스포럼에 대해 “젊은 벤처기업가의 모임인 줄 알았는데 평소에 가까이 뵙던 분들의 모임이어서 놀랐다”라며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얘기하는 게 낫겠다.”라며 준비한 원고를 즉각 수정, 원고에 없는 강연을 한 시간동안 진행했다.
○ ... 교통신호 벤처업체 나루이앤티 배희숙 사장이 “교통신호를 획기적으로 개편할 수 있는 기술이 있으나 서울시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자 “자료를 보고 싶다. 기술이 사실이라면 즉각 검토하겠다”라고 화답. 이 시장은 “교통체계와 관련한 것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으며 경찰청과 행자부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시장은 광화문 횡단보도 설치와 관련, “교통경찰은 단속을 할 뿐 교통체계를 잘 몰라 협력이 어려웠다”라며 “서울 시장은 도로에 줄 하나 긋는 권한도 없다. 교통체계 바꾸는 것은 이렇게 힘들다”라고 토로하기도.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7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8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9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10
권성동, 우원식에 “인민재판” 항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 성립으로 단정”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