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 지재권의 날]기고-지재권 보호 압력 선진국 수위 높아져

-윤청하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위원장 

 올해로 5주년이 되는 ‘세계지적재산권의 날’을 맞아 문화관광부와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 여러 기관·단체가 모여 ‘바로! Think Right, Think Copyright’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념공연과 전시회, 불법복제방지 캠페인 등 예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저작권의 중요성을 폭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요즈음 언론과 인터넷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편에서는 침해가 심각하니 그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맞은 편에서는 권리자만 우선하는 저작권 제도는 문화의 흐름을 막는다고 반박한다.

저작권 보호를 통해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문화발전을 도모한다는 거창한 명제는 접어두더라도 이제 세계는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동일한 규범과 제도와 문화 속에서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문화적 소산인 저작물의 이용은 전 세계인에게 공통이다. 음악·미술·영상·문학등 모든 분야의 저작물을 세계인이 함께 향유하며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자국의 문화상품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그렇지 못한 국가들에게 지적재산의 보호에 대한 강력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다양한 국제조약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저작권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를 거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만이 우리가 저작권 보호를 강조해야 할 이유는 아니다. 이제 우리의 문화상품도 한류열풍 속에 아시아 각국에 그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의 문화상품이 세계인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문화 수입국에서 문화수출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우리 문화상품에 대한 불법복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의 저작물이나 외국의 저작물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우리의 저작물을 보호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다. 우리가 먼저 적극적인 보호에 나설 때만이 그들에게 우리의 저작물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국민들의 저작권 의식이 건전하다는 점은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점을 확인해주고 있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96.7%가 저작권은 보호되어야 하는 권리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84%가 우리나라의 저작권 보호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올해 세계지적재산권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리의 저작권 의식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 chungha@copyrigh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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