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재도약을 꿈꾼다](3)산업 현장의 e비즈니스 기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산자부 전자상거래 기술개발사업 지원

산업 현장 곳곳에 e비즈니스가 스며들고 있다. 이는 기업에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경영 효율성 개선 등 여러 순효과를 제공해, 기업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기술’이 있다. e비즈니스화라는 것이 단순히 컨설팅으로만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e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저하되면서 관련 기술 개발도 크게 줄고 있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 이재길 기술개발팀장은 “국내 e비즈니스 산업은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그 어떤 나라보다 선진화돼 있지만 기술적 측면에서는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외국 기술 의존현상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의 e비즈니스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과 투자 필요성이 절실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용화 가능성이 큰 기술에 대한 선별적이고도 집중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산자부가 지난 2002년부터 펼쳐오고 있는 ‘전자상거래 기술개발사업’의 결과를 보면 이들 기술의 상당수는 현재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연구조합 송태의 상무는 “정부가 매년 몇개의 기술만을 선정해 지원하는 정형화된 시스템이 아니라 업계의 의견을 바탕으로 확실히 될만한 기술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또한 정부가 글로벌 e비즈니스 기술 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노력을 보다 경주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비즈니스’의 성격이 작게는 기업간, 크게는 국가간 거래인 만큼 표준화가 필연적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내 기술 개발을 선도할 기술 표준을 개발해 제시하는 것은 물론 이 표준으로 국제표준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포항공대 조현보 교수는 “정부가 해외표준을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국내 표준이 국제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상정하고 제안해야 한다”며 “이는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비즈니스 기술이 산업에 빠르게 보급·확산 할 수 있도록 범부처적인 노력에 대한 관련업계의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여타 신기술 분야와 마찬가지만 e비즈니스 분야도 부처간 이견으로 인해 사업화가 지연되는 경우가 수차례 있어 왔다. 일례로 전자문서가 종이문서를 대체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은 부처 이견으로 1년 넘게 지연되다가 올 초 어렵게 국회를 통과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시작해 오는 2007년까지 총 386억5000만원을 투입해 구축이 추진되고 있는 ‘e트레이드 통합플랫폼 구축사업’도 부처간 이견으로 현재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의 e비즈니스 산업 잠재력은 훌륭한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외국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e비즈니스 기술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자거래협회 김동훈 부회장은 “국내 기술과 표준들이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민관의 보다 적극적인 공동협력 노력이 전개될 때 비로소 우리나라가 진정한 e비즈니스 강국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사례1>

 전자부품 수출업체인 테라비전은 지난해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이 개발한 ‘통합무역관리솔루션’을 도입한 후 업무 효율화를 실감하고 있다. 과거 수출통관 서류 작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관세사에게 위탁했던 것을 지금은 직접 작성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수출구매확인서를 끊기 위해 은행에 가는 수고까지 덜 수 있게 됐기 때문. 이 회사 김수태 사장은 “시간절감은 물론 통관서류 작성에만 과거 매달 150만원 이상이 소요됐으나 현재는 20만원이면 해결된다”고 흡족해 했다.

 <사례2>

 대기업인 KT도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플레이스업체인 엔투비의 인터넷구매(IP)서비스를 채택한 후 근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전직원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해 수백종에 이르는 MRO 자재를 직접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KT 구매전략팀 임종한 과장은 “과거에는 필요한 품목이 있으면 메모했다가 한꺼번에 회계과에 요청, 대략 10여일 후 물품을 받았지만 지금은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에 들어가 클릭해 이르면 하루 만에 물품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기고

-이상구 서울대 e비즈니스 기술연구센터장 

 기술이 그 잠재가치를 발현하기 위해서는 기술 외적인 환경과 그것을 적용하는 노하우가 수반돼야 한다. 예컨대 전자태그(RFID)의 기본기술은 이미 오래 전에 개발됐지만 최근에 와서야 RFID 미들웨어를 비롯해 그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과 부대기술이 성숙해져 그 응용적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상품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상품정보관리(PIM) 기술 또한 첨단 물류·유통체계 실현에 필수적인 기반기술이다.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로 대표되는 ‘서비스로서의 IT’는 그 아이디어의 참신함에도 불구하고 ‘요란하기만 했었던 실패한 개념’으로 서둘러 결론지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기업이 커다란 초기투자나 전산인력 없이도 IT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전제는 여전히 유효한 것이며, 네트워크 환경(무선 네트워크까지도)이 안정화되고 웹서비스와 같은 관련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업프로세스도 합리화되면서 머지않아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가 상거래를 대행해주기 위해서는 각종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한데, 같은 상품이나 거래 프로세스를 놓고도 업종이나 거래단계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통일시키고 연계시키는 일은 매우 힘든 문제다. 온톨로지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기술인데, 너무 이론적인 면도 없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의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기업의 전자구매·조달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구매의사결정지원시스템은 구매절차의 객관성을 높여주고 구매 노하우의 경험적 지식을 축적시켜주는 이중적 효과를 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플레이스업체가 지난해 이 시스템을 구축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처럼 기업에 실질적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는 e비즈니스 시스템은 핵심기술, 부대기술, 활용기술이 어우러져 한 덩어리로 완성되어야 한다. 핵심기술의 개념증명 정도의 성공을 거두면 그 기술에 ‘원천기술확보’의 도장을 찍어 거의 모든 연구 및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현장에서 상용으로 사용되기 위해서, 또 국제 경쟁력을 주장할 만큼 안정적인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때부터 해야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e비즈니스는 기업 경쟁력을 높여주어 결국 국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IT강국’으로 불릴만한 우리 인프라 위에 가장 화려하게 꽃필 수 있는 응용분야이다.

 대표적 IT기업인 IBM은 이미 ‘컴퓨터 회사’가 아닌 ‘비즈니스 서비스’회사로의 전환을 마무리했으며, 유럽의 신흥 소프트웨어 강국 아일랜드는 비즈니스 콘텐츠 분야의 순수기술개발 연구소 하나에만 3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하는 등 세계는 이미 차세대 e비즈니스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도 총체적이고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 없이는 이 분야 역시 외국산 제품의 경연장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sglee@snu.ac.kr

◆e비즈니스 기술개발 현황

 e비즈니스는 디지털경제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관건이다. 단순히 ‘기존의 비즈니스에 인터넷 인프라를 접목시킨 것’으로 규정짓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기존의 비즈니스 틀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 때문에 e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산업계와 학계·연구계가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e비즈니스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도 아낌없는 정책적지원에 나서고 있다.

 e비즈니스화를 위한 기술로는 전자사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전자무역, 통합제조정보시스템(MFIS), 로제타넷(B2B), e러닝, 웹서비스 기술 등이 개발돼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아울러 초기에 개발된 기술들의 보완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져 온 e비즈니스화 추세가 최근엔 중소기업으로 확산시켜 대·중소기업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을 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엔 업무프로세스관리(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기업포털(EIP:Enterprise Information Portal), 제품정보통합관리(PDM:Product Data Management), 제품수명주기관리(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솔루션 등의 개발이 활발하다.

 BPM은 ERP 못지않은 기업의 핵심 기반솔루션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솔루션은 초기시장으로 분류되는 지난해까지 일부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이나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면 올해부터는 전반적인 기업군으로 확산되리라는 전망이다.

 또한 제품에 대한 개발 및 연구에 대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스템으로 PLM/PDM 솔루션개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PLM/PDM솔루션의 경우 대부분 고가의 외산제품인 까닭에 중소·중견업체들은 가격 부담 때문에 도입을 결정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성우시스템 등이 한국형 PLM/PDM 솔루션을 개발중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용 EIP 지원 시스템 개발도 활발하다. 대기업 중심의 EIP 구축 영역을 저비용·고효율의 중소기업형 EIP 구축으로 확장함으로써 중소 기업의 수익률 향상에 기여하고 중소기업 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