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본사의 초청을 받아 미국 현지를 방문했을 때, 발매하는 작품마다 성공을 거두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었다.
“우리 게임이 인기 있는 이유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기 때문에 재미가 있고 그래서 유저들이 우리 게임에 사로잡히며 최신 기술에 집착하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게임의 가장 궁극적인 의미인 ‘재미’를 추구한다는 소리다. 실로 간단해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다. 필자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국내 개발사들은 블리자드의 단순 명쾌한 기준을 결코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기술’이다. 국내 개발사들은 대부분 풀 3D 기술이 아니면 게임도 아니고 최소한 콘솔 게임 수준 이상의 비주얼과 이펙트 효과를 만들어 내야 마음을 놓는다.
그래픽에 집중하다 보니 컴퓨터 사양은 비약적으로 높아져 자신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용 인구를 스스로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 유저들을 초반에 사로잡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게임 시스템과 플레이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 그래픽에 투자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래픽은 게임이란 콘텐츠에서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게임의 첫 인상을 심어주기에 가장 좋은 도구라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게임’에서 그래픽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필자의 어린 시절, 지하 오락실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50원 짜리 게임 중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작품은 없었다.
현대 게임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한 모습이었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깃들어 있었다. ‘갤러그’의 그래픽이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또한 재미가 없다고 부인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게임 개발자의 고민은 최신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 자체에 집중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한 가장 쉽고 단순한 방법이 무엇인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시스템을 성공한 작품과 유사하게 짜고 아이템 현금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들며, 겉보기에 그럴듯하게 포장해 수출로 본전이나 찾아 부분 유료화로 적당히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은 제발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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