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E 2005 의미와 전망]

‘세계지식올림픽’의 서막이 오른다. 오는 6월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한·중 사이버에듀게임대회’(Pre-World Cyber Edugames)가 그 첫발이다. 한중 정부관계자 및 관련 단체는 지난달 북경에 모여 ‘WCE’(World Cyber Edugames)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한국과 중국간의 대회를 6월에 열기로 합의했다.

조직위는 내년부터 동남아, 일본, 러시아에 이어 아시아 태평양 연안 국가까지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각국이 게임을 통해 지식 경쟁과 화합을 다지는 지식올림픽, 이른바 ‘e-Intellectual Sports’의 밑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100여년전 쿠베르탱에 의해 제창돼 열리기 시작한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세계를 하나로 묶는 명실공히 지구촌 최고이자 최대의 축제다. 이번 한중 사이버에듀게임대회는 기본적으로 올림픽과 컨셉트를 같이한다. 올림픽이 스포츠를 통해 세계를 하나로 묶었듯이 에듀게임으로 지구촌의 화합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서막인 ‘2005 한중에듀게임대회’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조직위 관계자들이 ‘프리 올림픽’에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국에서는 교육인적자원부와 문화관광부가 공동 후원하고 중국에선 공산주의청년단에서 맡아 진행한다. 참가 규모도 한국과 중국의 1000만명 학생들이 사이버상에서 서로의 지식을 뽐내게 된다.오는 8월 부산에서 열릴 본선에 앞서 한국과 중국 전역에서 30일 동안 동시에 예선이 진행된다.

WCE 이상희 위원장은 “한·중대회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5월 부산에서 열릴 APEC회의에 참가하는 국가로까지 참여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사이버지식 에듀게임리그의 세계화를 위해 이번 부산대회가 더없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세계 지식올림픽의 출발점 한중 에듀게임대회는 지식올림픽이란 대의명분과 함께 IT, 교육, 게임 분야에서 한, 중 양국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맞아떨어진 산물이다. 한국과 중국은 사실 서로 동북아 시대 중심국가를 자처하며 첨단 IT산업과 교육을 미래 전략 육성분야로 선정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나라다. 차세대 유망산업이자 청소년과 밀접하게 연관된 게임은 양국 모두 비전을 갖고 관심있게 지켜보는 유망산업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뒤쳐진 초고속 인터넷을 포함해 IT분야에 대한 전방위 관심을 촉진하고 이용 확대가 국가적 과제다. 즉,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글로벌 지식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국제사이버게임대회만큼 훌륭한 것이 없다는 얘기.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산하 소년 선봉대가 모든 행사를 통솔하는게 이를 입증한다. 또 최근 불거진 PC방 폐쇄조치처럼 온라인게임으로 인한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한국 역시 IT기술과 온라인 게임 경쟁력, 그리고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세계 시장에서 공인받고 게임산업을 리드하기에 국제게임대회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한국은 e러닝에 대한 국가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 이 대회가 e러닝에 관한 노하우와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인프라, 그리고 e스포츠 열기를 결합한 국가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갈 충분한 명문까지 제공해준다는 계산이다.지식올림픽은 온라인 게임과 e스포츠, 그리고 e러닝의 결합체다. 그런만큼 기존 WCG와 같은 일반 게임대회에 비해 학부모, 교사,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쉽다. 지난해 국내서 열린 ‘문화관광부장관배 전국 대학교 영어게임대회’와 ‘전국초등학교 e러닝 체험대회’의 성공적 개최가 이를 증명한다.

오락성 게임이 아닌 교육용 게임으로 학생들을 PC 앞에 앉게 만들고, 학생들은 학교 명예를 걸고 너도나도 지식경쟁에 몰입케 하는 것. 전문가들이 지식올림픽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한중 에듀게임대회 역시 기존 게임대회와 차별화 포인트가 많게 기획되고 있다. 가령 인터넷 네트워크 퀴즈게임 모듈을 사용해 국내 ‘골든벨’이나 중국판 ‘장학퀴즈’, 미국 ‘제퍼디’ 같은 퀴즈대회를 사이버상에서 진행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는 소수 정예만 선수로 참여해 대다수 청소년은 관람만하는 수동적 오프라인 퀴즈대회의 한계를 벗어나 인터넷에 접근한 모든 청소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와함께 결승 행사 때는 페스티벌 형태의 청소년 과학캠프, 관련 산업 엑스포, 세계 저명인사 초청 강연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곁들일 예정이다.여러면에서 이번 대회는 성공 가능성이 많고 명분과 실리면에서 양국에 적지않은 부수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명실공히 지식올림픽으로까지 발전하는데는 적지않은 과제가 남아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기존의 온·오프라인 게임대회와의 차별화다. 삼성이 후원하는 WCG가 이미 5년전부터 사이버올림픽을 표방했고 유럽과 북미에는 슈팅게임 중심의 크고 작은 게임대회가 있다.

 최근엔 WEG, CKCG처럼 한·중을 중심으로 각종 게임대회가 진행중이다. 물론 WCE측은 “일반 학생이 온라인으로 참가하며 비즈니스가 아닌 교육성, 계몽성 등에서 기존 게임대회완 전혀 다른 성격”이라고 차별성을 강조한다. 사이버 제전인 만큼 오프라인 행사에 비해 시각적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 보여주는 대회가 아닌 참여하는 대회라지만 직접 참여하지 않는 제3자들이 대회 열기를 느끼고 참여하고픈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시각적 볼거리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국가대항전 성격을 띠고 있어 자칫 감정 싸움으로 번질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축구 등 스포츠 분야에서 한중일 경쟁은 온 국민의 관심사다. 어떤 식으로든 승패를 가르는 경쟁에서 패배라는 결과는 어느 국가이든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중일 3국은 요즘 역사왜곡 문제로 시끄럽다. 경쟁을 위한 경쟁이 아닌 경쟁을 통한 교육과 화합의 장으로 이끈다는 대회의 목표에 맞게 전혀 새로운 방식의 마무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서버구축 등 기술적 난제와 표준화된 문제 출제 방식, 공정한 채점, 영어권 국가 참여 문제 등 크고작은 숙제가 많다.참가대상 : 한국·중국 초등학교 및 대학교

행사일시 : 예선 6월 1일 - 6월 30일, 본선 8월 중

주 최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중국공산주의청년단 소년선봉대발전중심

주 관 : WCE 조직위원회

후 원 : 교육인적자원부, 문화관광부(한국), 공청단, 교육부, 선전부(중국)

참가규모 : 예선(온라인) 1000만명, 본선(오프라인) 100명, 초등학교 5000개, 대학교 500개“한중 에듀게임 대회는 시간 때우기식의 일시적으로 즐기는 게임 대회가 아닌 교육적 효과와 글로벌 지식 교류라는 분명한 목적을 지닌 의미있는 대회라는 점이 다릅니다.”

 WCE 한중에듀게임대회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종식 원장은 이번 대회가 그 목적과 의의에서 차원을 달리한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국내외 대부분의 인기 게임과 그런 게임을 이용해 진행하는 게임대회는 주 이용층인 어린이, 청소년에게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은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원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그는 게임산업의 확대 발전, 그리고 문화로서의 정착을 위해 소모성, 일회성, 중독성 등 게임 및 게임대회가 갖고 있는 폐해를 줄이고, 나아가 보다 건전하고 유익함을 줄 수 있는 게임문화 확산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한중 에듀게임대회 전면에 게임산업개발원이 뛰어든 것도 그의 이 같은 소신과 의지에 기인한다.

우 원장은 “일반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지식올림픽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과학, 문학, 수학 등 전 학습영역을 총 망라해 다양한 문제가 출제될 것이기에 교육적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시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벤트성 대회가 아닌 국제교류와 에듀게임 시장을 리드해 갈 수 있는 월드와이드 대회로 확산시켜 나가는데 있어 게임산업개발원이 앞장설 것임도 덧붙여 강조했다.

“세계 대회로 키우기 위해 중국 측과 협의해 대회 명칭을 유비쿼터스 에듀게임 올림피아드로 바꿀 생각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면 참가 가능하고 게임 형식을 빌어 재미있게 지식 경쟁을 벌이는 사이버 올림픽을 뜻합니다. IT와 교육과 게임이 융화된 새로운 대회로서 한국 게임의 위상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대회가 될 것입니다.”오늘날 정보화 사회에서 고속도로처럼 깔린 네트워크는 그 편리함과 신속성 때문에 제일 좋은 전파 미디어로 인식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멀티미디어 학습과 원격교육이 가능하고,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과목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또 인터넷은 학생간 교류를 촉진시켜 중국 학생은 물론 중국과 외국학생 간의 교류에도 시간과 공간을 단축시키고, 시공을 뛰어넘는 접근성으로 학생간의 우의와 단결을 강화시켜준다. 인터넷을 활용해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돕는 일명 ‘손에 손잡고’ 활동은 미래 재원인 학생들에게 필요한 ‘공동발전’이라는 올바른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인터넷의 빠른 발전이 사회와 우리에게 거대한 편리와 호기를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한중 사이버에듀게임대회는 양국 청소년의 교류와 우의 추진이라는 목적과 동시에 현대 과학기술의 진보와 진수를 체험케 하며, 나아가 조국 건설을 위한 올바른 방향과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는 책임감까지 심어줄 것으로 믿는다.

조국과 학교의 명예를 짊어지고, 지식경쟁에 앞서 나가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다보면 우리 학생들의 영어 학습능력과 인터넷 활용 능력은 크게 향상될 것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과학기술 인력이 양성될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국 각 학교에는 기본적으로 인터넷망이 깔려 있어야 하고, 정부와 교육부문에서 인터넷 망 구축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중국 내 기초교육 현안과 연계시켜 추진해 나가면 충분하리라 본다. 이를 기반으로 IT기술 교육과 각과목의 정합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학교간 네트워크 공정을 실시해 2010년 경에는 전국 90% 이상의 중소학교에서 인터넷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하고 멀티미디어 교습, 학교간 공부합작화, 관리 자동화, 교육환경 가설화 등을 통해 폭넓게 인터넷 교육자원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끝으로 중국에서는 지난 3월 22일에 정식으로 WCE조직위가 가동돼 각 항목별 세부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 상황에 맞춰 이달말 혹은 5월 초반에는 예선 시뮬레이션을 실시해볼 예정이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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