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UWB시대를 앞두고 해야 할 일

 머지않아 국내에서 초광대역 무선통신(UWB)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 치열한 기술세계에서 남보다 앞선 기술로 시장을 창출해야 디지털 시대를 선도할 수 있고 관련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정보통신부도 해당 업계의 요구가 있으면 UWB 시험 주파수를 허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니 시행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UWB가 도입되면 관련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UWB는 저전력 무선기술이어서 수GHz 이상의 넓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매우 낮은 스펙트럼 밀도를 이용, 이동통신·방송·위성 등 기존 통신시스템과 상호 간섭 없이 주파수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정통부가 UWB 도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바로 전자태그(RFID) 도입 수준의 산업적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UWB는 출력이 무선랜의 10만분의 1 수준이어서 대역이 확정되면 업체가 별도 허가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특히 홈네트워크 가전제품과 휴대폰 등 정보기기끼리 자유롭게 네트워킹이 가능해 무선 홈네트워크 시대의 기초기술로 정착될 수 있다고 한다.

 이보다 앞서 개발된 블루투스가 시장에 뿌리내리지 못한 데 비해 UWB는 블루투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관련 산업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PC와 홈시어터, 디지털TV 등 선 없는 홈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다니 관련 업계로서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한국UWB포럼은 가전업계와 함께 올 상반기 정통부에 3.1G∼5GHz 대역의 시험주파수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통부도 UWB가 고속의 저전력 무선기술이며 주파수 관리에 유용한 주파수 공유기술이라는 점을 들어 업계 요구대로 시험용 주파수 사용을 허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정통부가 시험용 주파수 사용을 허가해도 3.1G∼5GHz 대역은 현재 차량용 방송중계와 산간 벽지의 마이크로웨이브 전달에 쓰이고 있어 실험 주파수 할당과 이에 따른 전파간섭 연구개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제 UWB 시대를 앞두고 관건은 관련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과 UWB의 표준을 선도해 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미 외국에서는 UWB에 관한 기술을 앞서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2년 UWB를 통신용으로 이미 주파수를 할당했고 이의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 등에서도 UWB 테스트와 주파수 할당을 준비중이라니 우리보다 앞섰다고 할 수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도 현재 권고안을 작성중이며 이르면 올 9월쯤에는 안이 제시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도입 초기 단계므로 이들 나라와 경쟁하거나 협조해 이들을 추월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기술세계에서 2등은 별 의미가 없다는 건 우리도 익히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외국의 견제를 받지 않으면서 우리 기술을 차질없이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느냐가 현안이다. 이를 풀기 위해선 내부 역량을 모아야 한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 한국UWB포럼 등 관련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UWB 활성화 방안과 기술개발 및 표준화 등에 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자칫 의욕이 앞서 졸속으로 일을 추진해 차질을 빚게 하거나 외국의 견제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신중하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UWB 시대 개막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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