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과학기술 입국의 모델로 삼겠다는 취지아래 2008년 개관목표로 추진돼 온 국립(과천)과학관 건립사업이 토지보상비용 산정실패와 기본설계 조정 문제 등으로 발목을 잡혔다.
10일 관련업계와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 측에 따르면 국립과학관 건립사업은 △건립 부지 보상비용 산정 실패 △공모당선작 설계내용의 임의 변경요구 등으로 인해 지역주민·건축사업자 등과 알력을 보이며 공기지연·건립취지 훼손등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당초 2년6개월 공기를 거쳐 2008년으로 예정됐던 국립과학관의 정상 개관 일정은 증가된 예산확보를 위한 시간마련을 위해 연기가 불가피해 진 상황이다. 또한 설계공모를 통해 ‘미래형 느끼는(Feels-on) 과학관’ 개념에 맞춰 설계된 과학관설계도 최근 과학관추진기획단 측이 설계변경을 요구하면서 당초 설계당시 취지를 크게 훼손시킬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감을 낳고 있다. 더구나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자재비용은 설계·시공적격자인 삼성컨소시엄측에서 부담토록 되어 있어 정해진 비용으로 사업을 하는데 따른 부실공사 우려까지 낳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수발주자간에 공사를 둘러싼 심각한 견해차 속에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과 설계·시공적격자(삼성컨소시엄)간에는 설계변경에 따른 조달자재비 증가액 보상 등의 둘러싼 견해차로 과학관 착공 시점조차 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7만4000평에 달하는 과학관 부지 매입비용은 당초 산정한 예산(739억원)보다 400억∼450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예산 심의 확정까지는 불가피하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미 국립과학관 공사 착공일정은 지난 2003년이었으나 2004년말로 연기됐고 이같은 예산문제로 2008년 개관일정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본 설계 변경=내부 전시공간 재배치에 따른 것. 첨단과학관·기초과학관·전통과학관·자연사관·어린이탐구체험관 등 9000평에 달하는 전시면적(지하 1층, 지상 2층)을 다시 배치하면서 관람객 동선, 출입구 등의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상설 전시관 중에서 가장 넓은 규모인 2500평짜리 첨단과학관의 위치를 바꾸면서 전체 과학관의 관람객 동선과 출입구를 새로 설계해야 할 형편이다. 첨단과학관 전시 시나리오도 수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기본설계 공모전에서 당선된 삼성컨소시엄(삼성물산·삼우설계·테리페럴) 측은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거의 설계를 변경하는 셈”이라며 “1017억원에 끝내는 턴키방식이기 때문에 자재비를 낮출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 측은 “내부 칸막이를 조금 바꾸는 정도에 불과하다”며 “애초 설계 취지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지만 비용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상비용 산정 실패 등=국립과학관 건립 예정 부지(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706번지 일대)의 기존 건축물 36건, 비닐하우스 402건, 농작물 등 지장물 보상을 위해 400억∼450억원의 사업비를 증액해야 한다. 총 사업비가 2831억원에서 3230억원 이상으로 훌쩍 늘어나게 됐다.
또 과천시, 주택공사 등과 협력해 주민 이주지원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 관계자는 “부지매입 예산 739억원은 감정평가 이전에 잠정적으로 책정한 것”이라며 “기획예산처와 원활한 협의를 통해 추가비용 400억∼45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으로 오명 부총리 겸 과기부장관께 기본설계 조정 및 사업비 증액 계획을 보고하고 세부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실시 설계를 마치고 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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