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이 단가인하 압력 등 열악한 사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에 사활을 걸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당장은 힘들어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신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의 결과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연구개발 능력과 투자가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어서 그 성과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비코·삼진엘앤디·비에스이 등 중소 부품업체들이 올 들어 수십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거나, 연구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에 나섰다.
수동부품업체 아비코(대표 이종만·이영복 http://www.abco.co.kr)는 휴대폰용 SMD파워인덕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위해 올해 관련 제품의 연구개발 투자를 지난해보다 3배 가량 늘어난 17억원(지난해 매출의 5%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 회사는 가전용 인덕터 등의 수요 감소에 대응,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SMD파워인덕터 분야를 강화해 수입 대체와 고부가가치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일본에 백라이트유닛을 수출해온 삼진엘앤디(대표 이경재 http://www.samjin.co.kr)는 일본 주요공급처의 합병으로 이 분야 사업이 주춤하는 가운데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1.7%에 해당하는 약 16억8000만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나 올해에는 매출의 3%까지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안정된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580여평의 연구동을 인수하고 이달 입주한다. 이러한 연구개발의 성과로 최근 V패턴의 휴대폰 백라이트유닛용 도광판을 개발, 주력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휴대폰 마이크업체 비에스이(대표 박진수 http://www.bsecm.com)도 최근 30억원을 투자해 800여평의 연구동을 짓고 연구개발 환경 개선에 나섰다.
박진수 회장은 “무엇보다 연구원들이 마음놓고 연구개발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서 “단가인하에 대한 압력이 거세질수록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신상품 개발만이 중소 부품업체가 살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휴대폰용 고주파 부품업체 파트론(대표 김종구 http://www.partron.co.kr)은 지난해 듀플렉서 매출이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국내 직원의 50% 이상을 연구인력으로 충원했다. 그 성과로 휴대폰용 수정부품과 블루투스 안테나, WCDMA용 초소형 듀플렉서 등을 개발해 최근 양산에 들어갔다. 특히 수정부품은 최근 휴대폰업체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해 다음 달부터는 이 사업부문이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해 파트론은 15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약 3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세희·문보경기자@전자신문, hann·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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