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T업체들 `특허 중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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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보기술(IT)업체들이 특허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소니, 인텔 등 다국적기업과의 특허 분쟁도 벌어지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7일 보도했다.

 중국 IT업체들이 특허를 강조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이 더 이상 ‘저가의 대명사’가 아니라 ‘제품 혁신자’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위포)에 출원하는 특허가 2002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중국 IT업체들의 특허 중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년 중국 업체들의 WIPO 출원 특허는 1782개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표 참조

 이러한 수치는 아직 미국에 비해 극히 미약한 편이다. 미국은 작년에 4만1870건이나 됐다. 일각에서는 특허 자체가 혁신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혁신자’ 이미지를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WIPO에 출원하는 특허 증가는 확실히 중국 업체들이 지적재산권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허 출원은 시간과 돈이 꽤 드는데 WIPO의 경우 건당 평균 1250스위스 프랑(약 1040달러)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WIPO의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특허를 중시하는 것은 분명 새로운 풍조다”면서 “중국 IT업체들의 특허 중시 정책이 확산됨에 따라 벤처기업들도 점차 기술 보호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과 혁신을 장려하는 것은 중국 당국의 일순위 정책이기도 하다. 일례로 광둥지역에서는 기업이 특허로 얻는 수익에 대해 5년간 세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중국에서 특허 출원을 가장 활발히 하고 있는 화웨이테크놀로지와 ZTE 등 기업은 연구개발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 ZTE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을 포함해 미국·유럽 등에 2300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IT업체들은 “특허 출원이 곧 혁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6000곳 이상의 미국 하이테크 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인 ‘US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오피스’의 대표인 앤 스티븐슨은 “중국 IT기업들은 혁신적이지 않다”고 폄하하면서 “혁신의 진정한 척도는 신기술로 얼마만큼 돈을 버는 것이냐 인데 중국 IT기업들은 아직 이에 못미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 IT업체들이 특허를 강조하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분쟁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컴퓨터 데이터용 소형 스토리지 장비를 만드는 네택(Netac)은 최근 소니를 특허 침해 혐의로 선전 법원에 제소했다. 이 회사는 소장에서 “소니 우시 공장에서 만드는 스토리지 장비가 우리의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네택은 소니과 관련 제품을 판매 중지할 것과 120만달러의 배상금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 프랑크 덩은 “우리가 소송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중국에는 우리처럼 제조가 아닌 기술 분야에 승부를 거는 벤처기업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에 있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돈진신다테크놀로지도 이번주 인텔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12월 돈진이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과 돈진간 특허 문제가 어떻게 결론 날지 관심사”라면서 “중국의 특허 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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