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는 ‘카트라이더’라는 온라인게임에 푹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원수만 해도 서비스 7개월여 만인 지난달 1000만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지금도 매일 4만∼5만명씩 늘고 있다고 한다. 국민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게임의 인기를 측정하는 동시접속자 수도 엊그제 23만명을 넘어섰다. 자타가 최고의 온라인게임으로 인정한 ‘리니지’가 7년의 내공 끝에 기록한 25만명을 몇 개월 만에 갈아치울 판이다. 배급사(개발사)인 넥슨은 이 게임 하나만으로 월 50억원 이상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왕대박을 맞은 것이다. 무엇이 ‘카트라이더’ 열풍을 몰고 왔을까.
‘카트라이더’는 축소판 레이싱카(카트)를 조종해 승부를 내는, 의외로 단순하기 그지 없는 게임이다. 조작법도 키보드의 방향키와 시프트(Shift), 콘트롤(Ctrl), 알트(Alt)키만 사용할 정도로 단순하다. ‘리니지’처럼 비싼 아이템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되고 무료로 게임을 즐기는 데도 큰 제약이 없다. 레이싱카는 고작 화장실 변기나 유모차를 변형한 수준이다. 승부를 가르는 아이템 역시 물풍선이나 바나나 껍질 같은 것들이다. 게다가 게임 소재인 레이싱은 보는 것만으로도 은근히 승부욕을 자극하는 특성이 있다.
이쯤 되면 배급사의 치밀한 개발 전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부터 게이머들의 시선을 흐뜨리지 않고 은근한 승부욕을 불러 일으키는 데에 맞춘 것이다. 재미있는 영화를 재미삼아 제작하는 영화사는 없다. 관객에게 재미를 앞세우려면 그만큼 치밀한 전략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카트라이더’는 고도의 전략으로 ‘리니지’ 이후를 겨냥해 만든 게임이다.
이런 와중에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최근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카트라이더’로 한판 겨루자고 제안했다 해서 화제다. 게임산업만을 놓고 보면 문화부는 주무 부처이고 정통부는 ‘호시탐탐’ 주도권을 노리는 유관 부처다. 물론 가능성이 없는 얘기지만 진 장관의 제안에는 혹시 산업주도권을 게임 한판으로 가름해보자는 농반진반의 계산은 없지 않았을까.
서현진 디지털문화부장 j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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