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신화가 탄생할까?
예년과 달리 2005년 봄 온라인 게임 시장이 유달리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봄은 학생층의 개학이 맞물리는 시기라 전통적인 비수기. 하지만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길드워’가 다음달 론칭을 발표한 데 이어 NHN의 야심작 ‘아크로드’가 이달 30일 본격 오픈되는 등 대작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면서 유저들을 들뜨게 만들고 있다.
특히 ‘아크로드’의 론칭은 국내 게임 시장에 어려가지 의미를 갖는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 ‘길드워’ 등 외산 온라인 게임들이 본격 개발되면서 갈수록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국산 온라인 게임이 얼마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를 살펴볼 수 있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우선 주목된다.
무엇보다 ‘한게임’이라는 브랜드로 국내외에서 최고 게임포털의 위치를 유지해온 NHN이 ‘아크로드’로 과연 MMORPG 시장에서도 위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포스트 ‘리니지’를 내건 전략이 주효한다면 NHN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신화가 탄생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달아오르는 ‘아크로드’ 열풍
지난 16일 오전 10시 프리오픈 서비스에 들어간 ‘아크로드’는 오픈 직후 접속자 폭주로 클라이언트 다운로드가 일시 마비됐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할 만도 한데 이 순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파일 공유 프로그램을 이용해 클라이언트 파일을 주고 받는 이색 현상이 발생했다. ‘아크로드’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아크로드’는 네이버 검색어 순위에서 전체 게임 분야 2위 및 RPG 분야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네이버 지식iN에는 하루 평균 관련 질문이 2000여건 이상 등록되고 있으며 게임트릭스(www.gametrics.com)의 PC방 게임 이용량 조사에서도 RPG 게임 분야 10위권 내에 진입하며 오픈 이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NHN측은 이번 마지막 테스트에 일일 최대 13만명, 일일 평균 7만5000명이 참여해 총 34만8000명이 게임을 즐기고 하루 평균 플레이 시간이 3시간 30분에 달하는 등 ‘아크로드’에 대한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아크로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각종 MMORPG 게시판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탄탄한 시나리오에 기반한 방대한 세계관에 그래픽, 타격감, 편의시스템 등도 기존 MMORPG 못지 않다며 ‘아크로드’가 ‘리니지’ ‘WOW’를 이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기대 섞인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 몰라보게 달라진 ‘아크로드’
사실 프리오픈 서비스에서 나타난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은 기존 클로즈베타테스트 때와는 상반된 측면이 있다. ‘아크로드’가 항상 올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혀왔으나 3차 테스트까지 유저들의 반응은 다소 차가웠던 것도 사실이다. “기존 게임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 “‘아크로드’ 만의 색깔을 찾을 수 없다” 등 각종 혹평도 잇따랐다.
하지만 4차 클로즈베타 테스트와 프리오픈을 거치면서 ‘아크로드’에 대한 평가는 180도 뒤바꼈다. 지금은 그간의 저평가가 순차적으로 게임을 완성시켜 나가는 클로즈베타 테스트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조급한 평가였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클라이언트가 대폭 안정화되고 ‘아크로드’의 방대한 퀘스트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게이머들의 평가도 달라진 것.
‘아크로드’는 가상의 고대 대륙 ‘칸트라’를 배경으로, 휴먼·오크·문엘프·드래곤시온족의 영웅들이 세상의 모든 군주를 다스릴 수 있는 전설상의 고대유물 ‘아콘’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연합과 배신의 역사를 그린 정통 MMORPG. 제작기간 4년에 개발비만 80억원이 투여된 대작이다.
특히 기존 게임의 장점을 철저히 벤치마킹해 MMORPG의 완결성을 추구한 것이 특징. ‘아크로드’는 외산 게임들만의 장점으로 여겨졌던 탄탄한 시나리오에 기반한 방대한 세계관을 완벽하게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국산 게임이 추구하는 그래픽, 타격감, 편의시스템을 결합해 한국형 MMORPG를 완성했다는 평가까지 얻고 있다.
# 철저한 벤치마킹으로 탄생한 게임
‘아크로드’는 마우스만으로 전투가 가능할 정도로 간편하면서도 멋진 타격감과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리니지2’의 기본전투가 무기들이 실제로 휘두르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출해 사실성을 추구했다면, ‘아크로드’는 화려한 그래픽과 타격 효과로 무기들의 궤적까지 연출해 자연스러운 타격감을 더해 눈이 즐거운 전투를 구현했다.
특히 ‘아크로드’의 강화 시스템을 통해 정령석으로 강화된 무기류들의 화려한 그래픽은 ‘리니지2’의 정탄 시스템만큼이나 강렬한 타격효과로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아크로드’는 반복되는 지루한 사냥을 탈피하기 위해 각 마을마다 수십 개의 다양하고 유용한 퀘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WOW’의 퀘스트 시스템과 비견되는 ‘아크로드’의 메인 퀘스트들은 유저들에게 게임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며 절대군주에 이르는 길을 터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아크로드’는 게임 내에 구현된 스킬과 마법에서도 화려함을 자랑한다. ‘아크로드’의 범위 마법은 ‘WOW’의 범위 마법이나 ‘리니지2’의 합체마법 이상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사들이 사용하는 각종 스킬도 마법사에 못지않은 화려한 광원효과를 뽐내며 유저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아크로드’에는 ‘WOW’에 등장해 많은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은 경매 시스템이 한층 업그레이드돼 유저들이 아이템 거래를 더욱 편하게 중계할 수 있게 했다. 특히 ‘WOW’가 경매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딱히 유저들을 위한 거래의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데 비해, ‘아크로드’는 각 마을마다 경매를 위한 NPC가 배치돼 있는 것은 물론 경매에 아이템을 등록하기 위해 굳이 마을까지 갈 필요가 없게 하는 등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 NHN 또 다른 신화 쓰나
최근 게임 시장은 급변기를 맞고 있다. 포털들은 개발전문 스튜디오를 설립해 역량을 강화하는가 하면 엔씨소프트·넥슨 등은 도리어 포털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상위 1∼2위 업체만 살아남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돌입한 국면. 여기다 외산 온라인 게임의 공세까지 지형 변화를 불러올 각종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NHN의 ‘아크로드’ 성패여부는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진다고 할 수 있다. 한게임으로 게임포털 시장의 선두를 지켜온 NHN이 향후 시장에서도 선두를 수성할지에 대한 핵심키가 바로 ‘아크로드’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릴 경우, NHN은 한국게임 시장의 신화를 완성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주도권을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시장을 잘 알지만 MMORPG에는 첫 도전하는 중고 신인 NHN의 활약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태훈기자 김태훈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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