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끝난 ‘봄날’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모친은 한마디 하셨다. “드라마 제목은 봄날인데 뭔 내용이 저리도 칙칙하냐”고. 그러면서 “쟤네한테도 봄이 참 힘들게 온다”고. 뭐 쟤네한테만 봄이 오기 힘드나. 우리나라에도 봄이 오기 힘들지.
올해 들어 주가가 1000을 넘네 마네, 경기가 호전되네 하면서 붕 뜬 기분이다. 여기에 일본이 독도 달라 떼쓰고, 기름값 오르면서 경기가 오락가락하는 걸 보면서 “나참, 진짜 더럽게 더디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따지고 보면 봄이 그리 좋은 계절만은 아니다.
춘곤증에 괴로워하고, 황사에 목이 아프고, 꽃샘추위에 감기 걸리고, 비도 왔다 눈도 왔다 날씨도 오락가락하는데 왜 좋은 날, 뭔가 운수가 트이는 날은 죄다 봄날이라고 하는지 슬쩍 의문이 들기도 한다.
딱 한 가지. 추웠다가 따뜻해져서 꼼지락거리기 쉬워지고, 그에 편승해 뭔가를 시작해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게 봄이라서 그런 건가. 아니면, 더뎌도 꼭 오는 게 봄이라서 그런 걸까.
착하게살자/출처 http://blo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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