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컨버전스 시대의 기업이 찾는 먹거리들

 산·학·연을 아우르는 정보통신 전문가 모임인 정보통신 미래모임 정례세미나가 지난 30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됐다. ‘컨버전스 시대의 기업이 찾는 먹거리들’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권영빈 중앙대 교수가 연사로 참석해 주제발표를 했으며 김영순 크레듀 사장과 이제호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의사), 정재동 한국증권전산 본부장, 변동식 하나로텔레콤 상무가 각각 교육과 의료·금융·방송분야의 컨버전스 현황과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패널토론

◇김영순(크레듀 대표이사)=IT와 교육의 컨버전스인 e러닝은 교육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학문적인 컨버전스가 이뤄져야 한다. 즉 기존 e러닝에 대한 교육공학적인 접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체공학이나 사회학, 심리학 등의 복합화가 이뤄져야한다는 점이다.

 IT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컨버전스는 더욱 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터넷이 e러닝의 중심으로 활용됐다면 앞으로는 모바일이나 e북, DMB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e러닝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교육으로 인한 컨버전스를 통해 우수한 콘텐츠를 만든다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또 교육 콘텐츠와 교육 서비스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도 전도 유망한 사업분야라고 할 수 있다.

 ◇정재동(증권전산 시스템사업본부 본부장)=IT와 금융의 컨버전스는 사업방식의 발전 추이를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이다. 공급자 시장에서는 원가절감이 컨버전스의 최대 목표였다면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고객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컨버전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IT와 금융의 컨버전스는 IT기술자들이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찾아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IT와 금융서비스의 컨버전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려면 통신업체들이 금융분야로 진출해야만 실질적인 IT와 금융의 컨버전스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2∼3년내 결국은 통신업체와 금융업체간 컨버전스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명실상부한 컨버전스 상품이 개발될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비즈니스는 매우 다양한 형태가 될 것이다. 다만 IT와 금융의 컨버전스에서는 모든 데이터가 곧 돈이기 때문에 보안쪽의 비즈니스 비중이 상당히 강화될 것이다.

 ◇이제호(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의사)=우리나라가 IT컨버전스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건강의료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 단적으로 IT의 최대 시장은 건강의료 분야다. 현재 의료서비스의 발전 추이는 의료계 종사들 조차도 놀랄 정도로 첨단 과학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나노기술과 분자생물학, IT와 엔지니어링 등이 총동원돼 통합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GE나 필립스가 건강의료 사업부문을 대폭 강화한 것이나 IBM이 블루진이라는 슈퍼컴퓨터를 개발해 건강의료 분야에 주력하는 사례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건강의료시장을 어떻게 보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다만 국내의 컨버전스 산업은 디바이스 차원에 머물고 있어 SW나 솔루션에 대한 보강이 절실하다. 뼈를 깎는 원가경쟁을 수반하는 제조기술에 기반한 디바이스, 전자제품의 컨버전스로 얻는 이득은 선진국 국민들 차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건강의료 분야에는 더많은 스마트 소재나 센서, 가상 현실, 네트워크 기술 등이 수용될 전망이다.

 ◇변동식(하나로텔레콤 사업개발실장 상무)=최근 T커머스 서비스 사업자가 선정돼 방송과 통신의 컨버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방송, 통신사업자 모두 신규 서비스를 가지고 TV와 컴퓨터 모니터를 석권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의 허용 범위다.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 가계의 통신비 지출비중은 6.6%로 OECD국가 평균의 두배를 웃돈다. 보완재 성격의 새 서비스들이 고객의 요구를 수렴하면서 신규 고객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것이 기술은 앞서가고 준비도 됐지만 고객과의 접점을 가져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결국 강한 인티그레이션을 통해 소비자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현재 방송과 통신의 컨버전스는 다양한 환경의 기술적 표준화라는 숙제를 갖고 있다. 결국 콘텐츠나 플랫폼, 공급자 영역에서 자연적으로 진화돼 나갈 것이다. 또 업종간 컨버전스가 활발한 미국처럼 방송·통신의 컨버전스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인프라가 유연하게 뒷받침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리=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etnews.co.kr

◆주제발표

 제목:컨버전스 시대의 기업의 먹거리

 발표:권영빈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컨버전스 시대는 이미 2004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앞으로 오는 2080년까지 약 80년 동안 꾸준히 발전, 미래의 기술패권 시대를 여는 핵심 개념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본격적인 근대화, 산업화의 계기가 된 산업혁명 이후 평균 세기당 2회의 기술혁명이 일어나 경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때 기술을 주도한 나라가 전세계 시장을 장악해 그 시대의 패권을 차지했다.

 따라서 선진 한국을 표방하는 우리는 또 하나의 기술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컨버전스를 통해 미래의 기술패권을 잡아야 한다는 목표를 성취해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 또 이미 우리는 휴대폰과 전자정부, 우수한 정보통신 인프라를 통해 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컨버전스는 다양한 가치요소와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요소를 창출해 낸다. 다만 컨버전스의 개념을 논할 때 대부분 하드웨어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이 통합돼야 하며 이런 노력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u코리아 건설을 위해서도 유비쿼터스 기술이 필요한데 이는 기존 IT기술의 확장과 다른 분야의 신기술 융합을 통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 국한된 디지털 개념을 실제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개념이 기업에는 새로운 도전으로 신규 시장을 창출할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자유토론

 ◇오창호(한신대 교수)=컨버전스 시대에는 브랜드간 경쟁도 중요하지만 욕구간 경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즉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기존 욕구 충족 수단을 어떻게 대체시킬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경쟁의 형태도 다양해질 것이다. 또 산업도 단순 제품이 아니라 융합과 융합의 대결이 활발해 질 것이다.

 ◇공석환(변호사)=컨버전스 시대에는 법과 행정 규제가 산업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모든 사업영역에서 이같은 규제는 많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경제 자유에 위반된다고 해 법적, 행정적인 규제가 깨진 경우도 있다.

 ◇구본철(KT 상무)=통신망에 방송콘텐츠를 실어 나르기 위해선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앞으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하우가 쌓여야 할 것이다. 현재 방송과 통신은 상호보완하며 영역을 확대하는 중간적인 단계에 있다. 통신업체는 정부의 규제나 현실성을 감안해 서서히 방송분야에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변동식=인터넷은 통신이라기보다 TV처럼 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다. 품질과 공익성을 중시하는 방송 플랫폼이냐 아니냐의 문제다. 다만 방송에 준하는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선 인프라 개선의 필요가 있다. 네트워크가 진화가 됐을 때 방송의 영역으로 진출할 것인지 비즈니스를 찾아 그에 맞는 서비스를 진행할 것인지는 기업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오재철(아이온커뮤니케이션스 대표)=자신만의 기기를 찾는 소비자 요구와 제조기술이 맞아 떨어져 컨버전스 초기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플같은 회사에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를 제때 반영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크리에이티브는 제품 개발에 엔지니어보다는 소비자 심리에 정통한 사람들이 많이 참여한다고 한다. 과연 우리 제조업체들이 얼마나 다양한 인적 자원을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지 돌이켜봐야 하고 그런 부분에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택호 회장(프리씨이오 대표이사)=모든 기술이 그렇듯 컨버전스도 결국 행복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수단이다. 컨버전스 혁명을 주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지만 인간과 기술이라는 기본 개념에 충실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중동국가의 IT비즈니스를 돕고 는데 하이테크 컨버전스 기술 이전에 구축해 놓은 기술만으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사진: ‘정보통신 미래모임’이 IT컨버전스를 주제로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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