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체로 불똥 튄다

하나은행-MS `SW 불법복제` 공방

오는 5월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을 비롯해 외환은행 등이 잇따라 하나은행과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체결했던 ‘기업단위일괄계약(EA:Enterprise Agreement)’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하나은행과 한국MS 간 불법복제 공방이 전 금융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MS 간 공방과 관련, 은행 IT부서장들은 최근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모임을 가졌으며 여타 산업계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융권 차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금융계 EA현황=대부분의 시중 은행은 MS 측과 EA 계약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미 제일은행이 지난해 12월, 조흥은행은 지난 1월 MS와 재계약을 마쳤으며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오는 5월, 우리은행과 농협이 2006년 12월, 신한은행은 2007년 11월 사용권 계약이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우선 재계약 협상시 기존에 증가된 사용료 분이 있다면 먼저 지불, 하나은행 사태의 재연을 막은 뒤 협상에 응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모 은행의 관계자는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가진 업체들이 매번 자의적으로 라이선스 정책을 바꾸는 횡포에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응방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무엇이 문제인가=현재 각 은행과 MS 간에 체결된 EA는 기업에서 사용하는 총 PC 대수만큼 계약을 하고 대금은 ‘PC 대수× PC당 SW가격’으로 3년 동안 매년 지불하는 라이선스의 한 형태다. EA 라이선스는 3년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늘어난 PC 대수를 감안해 계약을 연장하거나 저작권사가 구매업체에 최신 버전의 라이선스(영구사용권 부여)를 부여하고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계약 기간 중 추가된 사용분은 상응한 금액을 매년 추가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MS 측은 초과분에 대해 대개 1·2년차에는 3년 뒤 계약을 감안, 언급만 할 뿐 실제로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MS가 EA계약 종료 시점에서 재계약을 유도하거나 비정상적으로 SW구매 대금을 늘려 받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계의 주장이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인정했던 PC증가분을 불법SW 사용으로 몰아붙이는 식이라는 설명이다.

 ◇과제는=금융계가 부딪히고 있는 문제는 국내 SW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업체의 라이선스를 이용한 횡포와 그동안 관행에 안주했던 대기업의 SW 라이선스 관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미 이 같은 현상은 MS의 제품을 사용중인 상당수 기업이 겪고 있는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SW를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자고 한 목소리를 내는 시점에서 불거진 이 문제는 수요 기업들이 저작권사의 라이선스정책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대응한 적극적인 라이선스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SW사용 1·2년차의 증가분에 저작권사가 사용료를 요구하면 지불해야 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인만큼 EA 계약을 한 은행 측의 관리소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동시에 ‘불법복제 SW 사용차단’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무기로 영업상 압박을 가하는 저작권사의 영업 행태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윤대원·이정환기자@전자신문, yun1972·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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