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엔틱스 신훈 아트디렉터

다운로드 건수 2만여건. 학원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온라인 게임 ‘요구르팅’의 동영상이 게이머들 사이에 화제다.

이 동영상은 아직 게임이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지도 않았음에도 경쾌한 댄스 동작과 감각적인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 덕분에 이를 100회 이상 본 ‘요팅 폐인’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요구르팅’의 그래픽을 총괄한 엔틱스소프트의 신훈 아트디렉터를 만나본다.

‘요구르팅’의 플레이 동영상을 보면 게임이라기보다는 마치 한편의 잘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게임의 그래픽 작업을 진두지휘한 아트디렉터(팀장) 신훈(34)씨는 게임 개발자이자 인기 만화가이기도 하다. 지난 97년 그는 우연한 계기로 서울문화사와 인연이 맺어졌고 이 회사에서 발간하는 ‘나인’에 4페이지짜리 옴니버스 만화 ‘채널 어니언’을 2년 7개월간 연재하면서 만화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 만화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구성 때문에 인기를 모았고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그는 이외에도 4권의 만화책을 냈고 현재도 월간플레이스테이션에 게임만화를 연재하는 등 잘나가는 만화가다. 실제 신 팀장은 실력을 인정받아 2000 출판만화·영상만화 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그림 그리다보면 편해져

“밤샘요? 생활리듬을 깨면 안 된다는 것이 제 신조예요. 그것 때문에 직장상사들과 트러블도 많았었죠.”

개발자들은 대부분 작업량이 많기 때문에 밤 늦게까지 일하기 예사다. 그는 어떻게 게임 개발을 하면서 만화도 그릴 수 있을까.

기자의 괜한 걱정에 신 팀장은 밤새면 될 일도 안 된다며 디자인과 학생들은 보통 과제물 때문에 밤새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도 자신은 거의 밤샘을 안했었단다. 그는 하루에 자는 시간을 5~6시간으로 줄여 남는 시간에 만화를 그린다고 한다. 하지만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다보면 오히려 릴렉스되는 느낌이 들어 편해진단다.

신 팀장은 어쩔 수 없는 아티스트다. 나이가 좀 더 들면 다시 만화책도 내고 기회가 되면 동화책까지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 잘나가는 광고 대신 게임 택해

신 팀장이 게임과 인연을 맺은 것은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1학년 재학 시절인 지난 91년부터. 시각디자인학과 출신들이 대부분 잘나가는 ‘광고’분야로 진출한 것과 달리 그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범버맨 스타일의 ‘파이어볼’을 개발했고 이후 게임, 그것도 그래픽에만 매달렸다.

“무엇인가 만들어낸다는 것이 좋았어요. 클라이언트한테 얽매이는 상황도 싫었고요.”

신 팀장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농사짓는 일과 비슷해서 클라이언트로부터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아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어 좋단다. 한번은 ‘샤이닝로어’의 아트디렉터와 프로듀서를 겸한 적도 있는데 일을 해보니 성격에 안 맞는 것 같아 이후부터는 전문적으로 ‘아트’만 파기로 했다.

“함께 일했던 분들 중에는 게임 업체 사장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장보다는 ‘현업’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신 팀장은 앞으로도 딴 곳으로 눈 돌리지 않고 한우물만 팔 작정이다.

# 똑같은 게임은 안돼

“개발자가 재미있어야 남들도 재미있어 하겠죠.”

신 팀장의 게임 철학은 기존 게임과 비슷비슷한 정형화된 게임이 아닌 색다른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구르팅’도 오브젝트가 듬성듬성 있는 황량한 곳에서 사냥하는 MMORPG보다는 꽉짜여진 무대 같은 곳에서 스토리를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개발했다.

신 팀장은 앞으로도 똑같은 그렇고 그런 게임은 만들지 않을 작정이다. 그는 현재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 MMORPG, 기존 게임과는 개념이 전혀 다른 색다른 게임을 구상중이다.

‘요구르팅’과 관련한 에피소드 하나. 신 팀장은 주말에 출근, 같은 회사 기획팀장과 함께 간식거리를 사러 나갔다 돌어오는 길에 회사 주차장에서 귀신을 목격했다고. 그는 회사측에서 대박이 날 징조 아니겠냐고 반겼다며 요구르팅의 성공을 기대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