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세대`는 잠재된 표밭

정치인들이 게이머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이머들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10년 후에는 e스포츠 스타인 게이머들이 정치인으로 탈바꿈 해서 수십만 명의 유권자들을 이끌고 다니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때가 되면 게임을 모르는 정치인이 ‘구시대 인물’로 낙인 찍혀 유권자들에게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일도 예상해 볼 수 있다.

 10년 앞을 내다보는 진보적인 정치인이라면 지금이야 말로 황금밭에 씨를 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열린우리당의 정청래 의원이 e스포츠를 통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는 반면 보수적인 이미지로 알려진 한나라당은 ‘게임산업진흥법’을 의원입법함으로써 게임산업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원희룡의원이 중심이 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가 입법하려던 ‘게임산업진흥법’을 의원입법으로 하겠다며 정부입법을 막아내기까지 했다. 게임에 올인함으로써 보수 이미지를 벗어나 보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이다.

게임 세대들의 저력이 무서운 것은 그들이 인터넷에 익숙하며 온라인 게임을 통해 강한 유대 관계를 자랑하는 이 세대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도 몇 년만 지나면 유권자가 된다. 더게임스 창간 1주년 특집 기사를 통해 조사한 국내 게임 10대 유저의 비율은 약 33.4%로 매우 높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나라 총 인구 중에서 10대 이하는 약 1300만 명(통계청·2000년)이며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컴퓨터를 다루며 온라인 게임을 즐기거나 게임을 접할 수 있는 10세∼19세 연령은 670만 명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사전에 좋은 인상을 심어 주면 선거권이 주어지는 만 20세 때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표심이 움직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임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종사하는 연령이 비교적 낮지만 파급 효과가 가장 크고 현재 성장 단계에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러브콜은 게임 유저들에게 어떤 식으로 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의 주도로 진행된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의원 모임’은 오는 4월 14일경 창립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 계획이다.

정의원은 “이번 모임에 대한 논의는 작년 연말부터 있었으나 국정 감사 등 굵직한 안건으로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며 “예정된 날짜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을 중심으로 창립 심포지엄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 참여 의사를 확정한 의원들은 주로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으로 구성돼 있으며 김한길 의원, 민병두 의원, 박영선 의원, 윤원호 의원, 노웅래 의원, 김원일 의원 등 10여 명이다.

이번 모임의 취지는 게임 산업을 국내 문화적 측면에서 토론하고 프로게임단 상무팀 신설,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설립, 체계적인 리그 경영 등에 필요한 각종 지원과 법, 제도를 마련하자는 것. 정의원은 “국회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니 만큼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 모임에 참가한 김한길 의원은 “문관부 장관 시절부터 문화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 나라의 게임 산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모임은 국회 차원에서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표출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활성화 돼 관련 법·제도를 정립한다면 국내 게임 산업에 많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굳이 이번 모임이 아니더라도 국회 의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게임 업체들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의원 개인 자격이 아니라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이므로 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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