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사업에 도전장
"미래는 대체에너지와 에너지 절약 산업이 세계를 이끌 것입니다. 동아일렉콤은 에너지 절약산업에 미래를 걸 것입니다."
동아일렉콤 이건수 회장(64). 그에게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한국통신산업의 산 증인,통신업계의 대부,전원장치분야를 평정한 거인 등등. 그런 그가 이순(耳順)을 훌쩍 넘긴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통신업계의 대부라는 화려한 경력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는 `에너지 산업`의 개척자가 되고자 한다.
이 회장이 지난 20년간 걸어온 길은 한국 통신산업의 흐름으로 정착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장은 통신장비용 전원장치 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한국은 물론 중국과 베트남에 CDMA가 도입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7500만 통신 회선 중 95%가 동아일렉콤의 전원장치를 사용한다. 세계 40여개국에 통신장비용 전원장치를 수출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도 세계적인 에너지 연구소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 기초과학분야에서도 한 길을 고집해 성공신화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습니다."
그는 이미 세계적인 에너지관련 컨퍼런스 인텔렉(Intelec)을 2009년도에 한국에 유치했으며 전기자동차와 인공위성 전원장치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지멘스에 의료기기용 전원장치를 공급했다. 또, 2008년 발사하는 다목적 인공위성3호기의 전원을 개발하기로 한국항공우주연구소와 합의했다.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컨버터 개발에도 돌입했다.
◇전원 개발, 외길 20년
"사업성이 없다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86년 기술자들 눈빛 하나만 보고 부도 상태에 있었던 동아전기를 인수했습니다.”
이것이 이회장의 전원장치 사업 외길인생의 시작이다.
“87년에 전원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해 왔습니다. 다른 사업에 대한 유혹도 많았고, 정치입문 요청도 받았지만, 누구도 하지 않으려는 전원이라는 기본기술을 세계최고로 육성한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왔습니다."
보유 기술이라곤 전전자교환기(TDX)용 DC-DC 컨버터가 전부였던 동아전기는 이제 1400여 종의 제품을 개발해낸 세계적인 전원기업 동아일렉콤으로 환골탈태했다.
국산전전자교환기(TDX) 전원장치를 시작으로 이동전화 기지국 대용량 정류기,CDMA 전원장치,옥외용 전원장치,WCDMA 전원장치 등 기술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루슨트테크놀로지는 물론 호주 허치슨사에 기지국용 전원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이밖에 베트남,중국, 일본에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얼마 전 일본 긴자에 동아일렉콤 연구소가 설립됐다. 전원장치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소프트뱅크BB사의 지원에 의해서다.
"중국과 베트남에 CDMA를 도입토록 하는데 10년씩, 일본 진출에는 17년이 걸렸습니다.하지만 20년 가까이 오로지 한 우물만을 고집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동아일렉콤이 될수 있었습니다.”
20년 전 제품도 AS할 수 있도록 당시 부품들이 빼곡이 쌓여있는 동아일렉콤의 자재보관실은 지난 20년의 피와 땀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듯 하다.
◇한국통신산업 발전의 숨은 주역
전원장치가 통신장비의 뒷단에서 심장의 역할을 하듯,이 회장은 한국통신산업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혁혁한 공헌을 해왔다. 전두환 대통령부터 김대중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쳐 연속으로 훈장을 받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이 회장은 전원장치 회사의 회장이라는 직함보다 IT업계의 막후 실력자로 더 알려져 있다.
“10여년전에 중국은 12억인구에 2000만에 불과한 통신회선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중국 우전부 산하 각 성의 우전국장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CDMA기술은 미, 일, 유럽 등의 통신기술을 종합하여 세계적인 기술로 승화시킨 최고의 이동통신기술임이라며 도입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중국정부는 GSM 기술만을 고집하고 있었으며 CDMA 기술은 인정하려 하지 않았던 때다. 오랜시간동안의 피눈물 나는 노력끝에 김대중 대통령과 주룽지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CDMA 도입 약속을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이 후 중국에 CDMA 국산 장비들이 수출길에 올랐으며, 더불어 동아일렉콤의 전원장치도 중국 통신의 심장이 될 수 있었다. 중국은 현재 5억5천만 회선이 되기에 이르렀다.
한·베트남의 통신협력에도 이 회장의 공은 지대하다.
"동아일렉콤의 전원을 사용한 한국 교환기가 고장이 없는 것을 알고 도움을 요청해와 베트남정부와 인연이 맺어졌습니다.”
그는 베트남 정부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베트남 통신관계자들에게 CDMA기술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낙후된 지방에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민간외교 노력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결과 10년전 베트남의 통신 회선수는 40만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000만회선을 돌파했다. 베트남 당판창 우정총국장관의 부탁으로 SLD(SK텔레콤, LG전자, 동아일렉콤)를 설립, 현지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까지 됐으며 2002년 베트남정부로부터 베트남통신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꿈과 신념을 가져라
인터뷰 내내 이 회장은 자신을 보고 후배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기를 바란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기술을 배우는 사람들이 유행을 쫓아서는 한국의 기반기술이 취약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난에서 시작해서 세계 최고의 전원전문업체를 이끌어 온 나의 삶을 보고, 한 길을 고집해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꿈과 의지를 갖기를 바랍니다.”
이 회장은 그러나 중소 부품업체들의 잇따른 도산과 제조업 공동화에 대해서 우려를 금치못했다. 전원장치의 부품 국산화율 3%이던 것을 300여곳의 협력사를 지원하며 85%까지 끌어올린 그였기에 부품 국산화에서만큼은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들어 많은 부품회사들이 해외 경쟁업체들에 밀려 부도위기를 맞고 있어 안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 한국이 IT 강국이 되기까지는 정부의 강력한 국산화 의지와 수많은 정책적 배려가 뒷받침됐습니다. 이제 부품국산화와 기초기술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이 회장은 한국의 현 주소를 자신의 짤막한 우스겟 소리로 대신했다.
"우리는 문제가 생겨야 중요성을 인식하는 모양입니다. 한국에서 여러 번의 통신대란이 있었지만 전원장치 고장때문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로인해 전원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기보다는 전원이라는 걸 생각조차 않는 것 같습니다. "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이건수 회장은 누구
동아일렉콤 이건수 회장은 86년 TDX 국산화 일원으로 참여한 이래 시스템 전원공급장치의 국산화에 성공, 국산통신시스템의 불모지를 개척했다. 한국이 CDMA 이동통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CDMA 기술을 허가하도록 민간외교사절 역할을 수행했다. 2002년에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베트남 통신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그는 사재를 털어 중국과 베트남에 학교를 설립하고 장학금을 기증하는 등 이들 국가와 신뢰 구축에 노력해 왔다. 모교인 경희대학교에 장학금을 수여하고, 숙명학원의 재단이사로 활동하는 등 후진양성을 위한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약력
42. 중국 스자좡 출생
86. 동아전기 인수
94. 중국 스자좡 우정전파고등학교 명예교수
95. 중국 베이징우전대학교 고문교수
96. 동아일렉콤 대표
97.∼ 동아일렉콤 회장
99. 정보통신부 장관 고문
00. 대통령 경제특사 고문
01. 대통령특사 고문
페어레이 디킨슨 대학교 명예인문학박사
02.9. 베트남 훈장 수훈
*동아일렉콤은 어떤 회사
동아전기로 출발, 가장 효율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해주는 전원장치 생산업체로 86년 매출 5억∼6 억원에 불과한 부도상태에서 이건수 회장에게 인수됐다.이후 87년 연구소 설립과 매년 10%의 연구비 투자로 성장을 거듭, 통신장비용 전원시스템을 개발해 현재 40여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세계적인 회사인 루슨트테크놀로지, 지멘스 등이 동아일렉콤의 주요고객이다. 매년 20% 가까운 초고속 성장을 거듭, 지난해에는 누적 매출 1조원에 달했다.
통신전원만을 전문으로 해오다 최근 홈네트워크용 전원장치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전기자동차와 인공위성용 전원 개발에도 착수하며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연혁
76.12. 동아전기 설립
82.9. 국산전전자교환기TDX-1용 DC-DC 컨버터 개발 참여
86.4. 이건수 대표 취임
87.4. 전원연구소 설립
89.6. 대통령 표창 수상
96.4. 동아일렉콤으로 사명 변경
97.11.1000만회선 돌파 국무총리 표창
00.4. 싱가포르에 SLD텔레콤 설립
04.3. 베트남 POSTEF사와 합작회사 PDE설립
04.10. 지멘스 AX부문 최우수 업체상 수상
05.1. 삼성SDI CQIS 품질인증 획득
05.4. 중국 선전 공장 완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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