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IT포럼 지상중계]북한 경제개혁 동향과 IT발전

전자신문사가 주관하는 통일IT포럼(회장 이주헌·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이 업계, 학계 등 이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개최됐다.

 ‘북한 경제개혁 동향과 IT발전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정례 세미나는 백원인 현대정보기술 사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남성욱 고려대학교 교수가 ‘북한 경제 개혁과 IT산업’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북한이 경제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황과 발전 가능성을 논의하고 상호교류와 공동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차원의 역할과 지원이 큰 의미를 갖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백원인(사회·현대정보기술 사장)=과학기술과 정보화는 한 나라의 국력을 좌우한다고 할 만큼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물론 경제 개혁을 부단하게 추진하고 있는 북한에도 정보화의 필요성과 의미는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민족적·인도적 차원의 남북교류협력에서도 IT 및 정보화 부문은 빠지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이번 통일IT포럼에서도 북한의 경제 개혁 동향과 IT 측면의 교류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인 만큼 회원 여러분들이 이에 관한 고견을 기탄없이 개진해 주길 바란다.

 △이남용(숭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주지하디시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관심을 보인 분야가 IT산업이다. 개혁 개방과 관련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추진하면서 IT산업 육성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현재 남북한간 IT교류 협력이 추진되고 있지만 양측의 견해차와 국제협약 문제 등이 있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보다 유연한 순수 민간분야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좋은 추진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민간부문의 교류협력이 정착되고 통일IT포럼과 같은 민간단체가 교류협력의 물꼬를 튼다면 다른 민간부문의 참여가 줄을 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교류확산을 위해 PC를 비롯한 하드웨어 장비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한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로의 전략적인 접근 방안과 아이템을 확보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해우(미래재단 이사)=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에 있어 2002년은 전환점을 가져다준 시기다. 북일수교의 외교적인 노력 뿐만 아니라 개인영농제 시범 실시나 토지 사용료 징수, 분조 관리제 개선과 같은 수많은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졌는데 사실 IT분야와 관련된 경제 협력사업에 대해서도 변화조짐이 보였다. 한국의 정통부 처럼 북한도 체신성과 전자공업성 등 여려 기능으로 세분화돼 있던 조직의 단일화를 추진하고 조선정보기술산업총회사를 설립해 IT산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남북통신협상도 실제적으로 추진되고 합작사업도 전개된 바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2002년말 북한 핵문제가 불거지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교류협력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지금 북한 경제개혁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은 남북, 북일 교역은 줄어드는 데 비해 대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식량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 자본의 대북투자가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북한의 중국 종속에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이슈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이는 민족 경제공동체 발전전략 전체적으로도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영재(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서울사무소장)=개성공단이 통일 경제의 실험장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기존의 위탁 가공이나 단순 조립 등을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돼 IT산업체 비중이 약하다는 것과 원활한 통신, 인터넷 인프라 구축 문제는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개성공단은 통일경제의 실험장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남북간의 실질적인 경제협력 장으로서는 최초며 양측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도 중국에 비해 유리한 위치이고 언어가 같다는 이점 때문에 많은 제조업, 특히 IT산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성공업지구를 남북 경제교류협력과 IT산업협력의 교두보로 삼아 성과를 거둬야할 것이다.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남북간 경제교류 추진을 위한 노력 중 통신협상이 매우 큰 이슈로 등장했다. 특히 개성공단에서의 자유로운 통신에 대해 북한 측은 안보의 걸림돌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즉 통신을 장악하지 못하면 개성이 남쪽 땅이 된다는 의식을 갖고 있으며 휴전선이 북한쪽으로 올라갔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주헌(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통일IT포럼의 사명과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나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오늘 논의된 이야기들을 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데 통일의 문제는 정부뿐만아니라 민간의 역할과 할일도 분명이 있고 또 달라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됐다. 남북 IT교류 협상은 국제 협약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를 개선할 방안을 민간이 찾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정리=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etnews.co.kr

*주제발표: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 IT산업의 수준과 발전 전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경제 진행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해야 한다. 북한의 경제 개혁은 1984년 합영법 제정을 기점으로 약 20여년 동안 많은 경제개혁조치가 시행되면서 추진돼왔다. 다만 2002년까지의 시기는 경제 개혁을 시도하는 사전 예행 연습 정도의 의미로 평가할 수밖에 없고 2002년 7월 이후, 즉 경제관리 개선조치가 제정되면서 본격적인 경제 개혁이 이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경제관리 개선조치의 핵심내용은 물가와 임금현실화 조치다. 2002년 물자교류시장의 개설로 모든 공급물자의 가격 현실화가 이루어지고 원가계산에 의해 조달품목의 가격이 결정되면서 정부가 통제하던 기업의 모습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업의 의사결정권이 당에서 지배인으로 변화되면서 지배인의 권한이 매우 커졌고 운영 형태도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는 유통바로 잡기에 나서 농민시장을 종합시장으로 개편했다. 평양에 40개, 전국 300여개의 상설 종합시장이 개설되면서 농산물 중심에서 공산품으로 거래 품목이 확대됐다. 국영상점 운영권도 기관, 기업소로 이양되는 등 빠르게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4년부터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의 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서, 주로 중국 자본의 투자 유치를 통해 대규모 쇼핑센터와 백화점 합작 투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볼 때 올해에는 화폐개혁을 포함한 금융·조세 시스템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관측해 볼 수 있다. 경제 시스템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은행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지금까지도 자금회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 경제개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1단계 가격개혁에서 2단계 소유제 개혁, 3단계 권력 개혁의 전형적인 사회경제 개혁을 따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상황은 일단 1단계 가격개혁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소유제 개혁 이후 부터는 속도가 개혁에 대한 속도가 매우 가속화돼 정치 개혁의 요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며 가격개혁단계에서 시간을 끌면서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할 만한 것은 북한 경제에서 중국 자본의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중국은 2004년 2월 대북 무역전문 국영기업인 차오화유롄((朝華友聯) 문화교류공사를 설립하고 중국기업들의 대북투자를 비공식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것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동북공정의 문제와 더불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큰 변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처럼 경제개혁과 맞물려 북한의 IT산업도 많은 변화와 진보가 이루어져 왔다. 일각에서는 경제적으로 낙후한 상황에서 IT의 수준 역시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지만 애니메이션인 ‘라이언 킹’을 하청 제작할 만큼 일정 수준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농업사회를 탈피, 산업화 정보화를 한꺼번에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북한에서 IT는 전략 산업일 수밖에 없다. 에너지난이 심해 중공업, 제조가 힘들어 산업화를 건너뛴다는 전략도 이 때문이다. 서구사회의 예를 들자면 가난한 농업국가에서 IT R&D 기반의 정보화사회로 급부상한 아일랜드가 북한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사회 통제를 효과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성격상 전화를 비롯한 통신망은 효율적으로 구축돼왔다. 이 효율화를 위해 IT는 필수적인 요소다.

 현재 북한의 정규 IT교육기관은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대, 평양전자계산기 단과대학과 평성리과대학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조선콤퓨터센터와 국제통신센터, 평양정보센터 등이 이미 1980년대에 설립·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인적 네트워크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올해 북한의 경제정책은 농업증산에 초점 맞춰져 북한의 IT발전 전략은 큰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 중국을 통해 컴퓨터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하드웨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중점 전략으로 갈 것이다. 다만, 소프트웨어 개발 수준은 인정하지만 마케팅 개념이 접목되지 않고 상업적으로 세련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분야의 교류협력이 우선시돼야 할 것으로 본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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