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행정수도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이달 말께 공공기관 이전 대상과 지역 선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러한 소식에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는 각 지자체의 행보도 빨라졌다. 지역의 정·관·계 인사와 단체를 총동원해 정부와 해당 기관의 노·사를 대상으로 전방위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총칼만 안들었을 뿐 사실상 ‘전쟁’을 방불케 한다는 게 지자체 공무원이 전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180여개 기관에 직원과 가족을 합쳐 10만여명이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하니 세수와 일자리 창출 면에서 지자체 입장에서는 안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알짜배기’ 공공기관 유치에 성공한 자치단체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올인’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공공기관 이전명단 발표를 앞두고 지금 지자체에서는 ‘잘 사는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각 지자체의 유치전략을 살펴보면 실망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대표적으로 거의 모든 지자체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농업기반공사 등 매출과 직원 규모가 큰 기관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인접한 두 지자체가 같은 기관을 서로 유치하겠다고 싸우기까지 한다.
그러다 보니 정보기술(IT)·문화기술(CT)·생명기술(BT) 관련 기관 및 연구소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특히 그동안 디지털콘텐츠와 바이오 등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혀온 지자체들조차 IT·CT·BT 관련기관은 ‘유치희망 리스트’일 뿐이다. 이들 기관은 직원수가 대부분 100명 안팎으로 당장 유치 효과가 크지 않은, 즉 알짜배기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으로 짐작된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IT·CT·BT기관은 어느 산업보다 파급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산업임에 틀림없다. IT·CT·BT기관이 어느 지방으로 옮기느냐에 따라 향후 지방산업의 지형도까지 바뀔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지자체들은 규모가 크고 인력이 많은 공공기관의 유치에만 급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장 먹기에 곶감이 달다’는 속담 그대로.
광주=경제과학부·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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