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스트링거號` 순항할까

외국인 CEO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택한 소니의 진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이번 경영진 개편으로 소니가 재도약의 기틀을 확실히 마련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경영인인 스트링거 신임 회장이 ‘가전 명가’의 명성을 되살릴 수 있을지 의심스럼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셀’의 출시,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의 성공적 데뷰, 디지털 카메라 선두 탈환, 신형 디지털캠코더 출시 등 지난 연말 이후 맹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하필이면 이때 외국인 CEO를 전면에 내세우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니는 이번 경영진 쇄신으로 과연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

 ◇스트링거 발탁의 배경=당초 이데이 회장과 안도 사장은 지난 연말부터 용퇴를 생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8명의 사외 이사진도 ‘이런 체제로는 실적회복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월 말 이데이 회장은 10여명의 경영진을 자택으로 초청해 사퇴의사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한때 이데이 회장이 ‘이데이-스트링거 공동 CEO 체제’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사외 이사진이 거부했다. 일부 전직 임원들과 사외 이사진 사이에선 구다라키 겐 부사장을 CEO로 올리는 방안도 제시됐다.

 결국 이데이 회장은 카리스마가 강한 구다라키 겐 부사장보다는 화합적인 이미지가 강한 스트링거 부회장을 구심점으로 삼을 것을 인사지명위원회에 제안해 이번 경영진 개편을 사실상 확정했다.

 ◇미·일 제휴가 성공의 열쇠=스트링거 체제를 둘러싸고 있는 소니의 경영 환경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음악·영화·오락 등 소프트웨어부문을 담당해온 스트링거 신임 회장이 ‘소니의 얼굴’로 전면에 나섰지만 추바치 료지 신임 사장이 실적 악화의 주범인 전자부문을 책임질 것으로 보여 양자간 조율이 시급한 문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스트링거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기술과 콘텐츠의 지속적인 융합”을 강조했고 추바치 부사장은 “가전의 부활 없이 소니의 부활은 없다”면서 전자 부문 살리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한만큼 두 사람의 조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소니 최고의 스타인 구다라키 부사장의 동향도 중요하다. 비록 이사 자리를 내놓지만 IBM·도시바와 개발한 고성능 반도체 ‘셀’의 사업을 계속 맡을 것으로 알려진만큼 추바치 사장 내정자와 협조 체제가 요구되고 있다.

 ◇스트링거, 콘텐츠 사업 강화에 나서나=사실 스트링거 신임 회장은 전자부문에 문외한이다. AP통신도 “콘텐츠와는 별로 관계가 없는 가전 업체가 대부분 경력을 콘텐츠 사업에서 쌓아온 경영인을 CEO로 맞아들였다”며 “이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트링거 신임 회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소니는 지난 60년 동안 엄청난 유산을 축적했지만 거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유산을 잘 활용하되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트링거가 예전부터 소니의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립을 요구해온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일례로 스트링거는 PSP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도록 영화사 MGM를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때문에 스트링거가 기술과 콘텐츠 부문의 접목을 위해 전략적 변화를 적극 시도하는 한편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하게 잘라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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