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음악-영화, 산업진흥법 제정 진통

게임·음악·영화 등 3대 문화콘텐츠산업진흥법의 제정작업이 각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지연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해부터 ‘게임산업진흥법’ ‘음악산업진흥법’ ‘영화등의진흥에관한법’(이상 가칭) 등 3대 문화콘텐츠 관련법 제정을 추진해 왔으나 각 분야 단체들의 반발과 유관 부처 및 기관과의 조정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콘텐츠를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겠다던 정부의 정책 실현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 2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상반기에 제시하겠다고 밝힌 영화·음악·드라마 등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청사진이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 3개 법안은 규제 일변도인 현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음비게법)을 시대흐름에 맞춰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분야별 산업 육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서 당초 지난해 말에서 이달 안에 제정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게임산업진흥법안=이 법안은 원래 정부입법이 추진되는 가운데 뒤늦게 내용이 다른 같은 이름의 법률안이 의원입법이 추진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의원입법안은 산하기관(한국게임산업개발원)을 통한 게임산업 지원을 위원회(게임산업진흥위원회) 모델로 전환, 이를 통해 게임물등급분류 업무까지 전담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 이 법안은 그러나 향후 조정과정에서 정부 법안과 충돌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부 입법안에 대한 PC방 업주들의 반발도 그치지 않아 입법 일정이 명확지 않다. PC방 업주들은 자유업으로 규정돼 있는 PC방을 신고업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정부 입법안에 대해 ‘PC방들이 경영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규제조항을 신설하고, 신고업종으로 회귀하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해 왔다. 문화부는 곧 국무회의를 거쳐 4월에 임시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나 이러한 걸림돌로 인해 상정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음악산업진흥법=기존 음비게법에서 법적용분야를 ‘음반’ 위주로 하던 것을 ‘음악’으로 확대, 산업 육성과 진흥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음악산업진흥법은 우여곡절 끝에 일단 오는 9월 국회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민석 의원이 발의한 음악산업진흥법은 △음악산업에 대한 개념 도입 △음원유통 활성화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 음악의 디지털유통 시대에 걸맞은 산업 육성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해 야당인 민주노동당이 ‘음악산업진흥법안은 기업만을 위한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시민단체들도 정부와 기업만이 음악산업 진흥계획에 참여할 수 있고 정책 결정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권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면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법률제정 공청회 등에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영화등의진흥에관한법=기존 음비게법에서 비디오부문을 분리하고 이를 기존의 영화진흥법과 합친 영화등의진흥에관한법은 △영화수입 추천제 폐지 △비디오물 범위확대 △각종 신고의 지자체 대폭 이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률은 비디오물의 개념을 온라인 비디오물까지로 확대, 온라인물에 대한 정책기관인 정통부, 온라인물 심의기관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시청물제공업소(비디오방)에 대한 규제 규정을 담고 있어 이에 대한 비디오방 업주들의 반감이 높아 5월 국회 상정이라는 문화부의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문화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법률의 특성상 서로 상충된 의견이 많아 일정 지연은 충분히 예상됐다”며 “그러나 3개 법안이 모두 해당 업계의 숙원인만큼 조기에 제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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